최흥식 금감원장 "형식적인 금융지주사 임원 선출과정 정밀점검"

  • 송고 2017.12.13 17:27
  • 수정 2017.12.13 17:56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 url
    복사

"금융사 지배구조, 법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지적

"경영진 눈치보는 사외이사 추천·평가 과정 바뀌어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 가운데>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이른바 '셀프 연임' 관행에을 비판하면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법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 가운데>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이른바 '셀프 연임' 관행에을 비판하면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법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금융사 지배구조 실태점검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금융감독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이른바 '셀프 연임' 관행에을 비판하면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법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금융사 지배구조 실태점검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올해들어 금융회사들을 한번 살펴봤다"면서 "내·외부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승계프로그램도 형식적이었다"고 질타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혹은 추천)'과 후계승계 프로그램에 대해 지적한 것과 같은 선상의 비판이다.

최 원장은 "지난해 8월 시행된 지배구조법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여부를 올해 점검했지만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에 있어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회장 후보 추천에서 불공정한 점이 있었고, 외부 후보군 선정 및 압축 과정에서도 경영진의 영향력이 과도하고 객관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이와 관련해 검사를 진행한 곳은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BNK금융 4곳이다.

무엇보다 최 원장은 금융사들의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이 부실한 문제를 주목했다. 그는 "내부 후계자 승계 프로그램이 있긴 했지만 잘 작동하지 않았다"며 "후계자 양성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최 원장의 지적은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셀프 연임'을 지적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으로 이어진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CEO 스스로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CEO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연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어느 지주사라고 할 것 없이 (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저해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지만 회장 후보 추천에 현직 회장이 참여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것도 기득권이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는 사외이사 추천 및 평가 과정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사외이사진을 주축으로 경영진을 견제하고 사외이사들이 후보를 선정하는 프로세스를 가져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면서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끼리 활동을 평가토록 하고 교체를 할 때도 한 번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평가를 경영진이 하는 구조에선 사외이사들이 경영진 눈치보기에 급급해 ‘경영진 견제’라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어렵다는 뜻이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