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원료가격 '천정부지'…업계 대책 마련 분주

  • 송고 2017.12.19 16:44
  • 수정 2017.12.19 17:00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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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가격 톤당 7만5000달러 역대 최고치…리튬·니켈 등도 가격 상승

니켈 생산업체·광산 투자·원료가 연동제 등 방안 모색

칠레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과정. [사진=칠레 생산진흥청]

칠레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과정. [사진=칠레 생산진흥청]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코발트, 리튬, 니켈 등 주요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연비와 함께 가격 경쟁력이 배터리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국내 배터리업계는 원재료 수급 리스크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9일 배터리업계와 런던금속거래소(LME) 등에 따르면 최근 코발트 현물 가격은 톤당 7만500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1년 전 코발트 현물 가격은 톤당 3만달러선이었다. 1년 사이에 가격이 두배 이상 뛴 것.

코발트 가격 상승은 기본적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가 원인이지만 세계 정제 코발트의 약 60%가 생산되는 콩고가 내전 등으로 불확실한 상황에 노출된 것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LME가 지난달 중국 기업이 콩고에서 아동 노동을 통해 생산한 코발트가 LME를 통해 거래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최근 코발트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KTB투자증권의 이충재 연구원은 "폭스바겐이 9월과 11월 코발트 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시도했지만 세계 어떤 코발트 업체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코발트 수급이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했다.

이어 "작년 12월 코발트 가격은 톤당 약 3만달러였는데 1년 사이에 니켈·코발트·망간을 배터리 양극활물질 소재로 쓰는 NCM(6:2:2)의 경우 코발트 구매 비용은 kWh당 6.4달러에서 16달러로 증가해 원가 비중이 4.4%에서 11%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자료=KTB투자증권]

[자료=KTB투자증권]

코발트 가격 상승에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코발트 비중을 줄이고 니켈 비중을 늘리는 NCM811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전기차용 NCM811 배터리 세계 최초 양산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투입되는 리튬과 니켈 등의 가격도 불안정해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리튬을 1차적으로 가공해 만드는 탄산리튬 가격은 올 초 톤당 1만5500달러로 올 들어 40% 이상 증가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이 2025년까지 연간 1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리튬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니켈 가격도 지난 10월 톤당 1만2000달러를 넘어섰다. 5월 톤당 9000달러를 밑돌았던 니켈 가격이 5개월 사이 35% 가량 증가한 것. 최근 니켈 가격이 톤당 1만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용 배터리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하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다방면으로 원재료 수급 안정화를 모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10억원을 투자해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 지분 10%를 확보했다.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켐코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황산니켈을 생산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내년부터 켐코로부터 황산니켈을 우선 공급받는다.

LG화학 관계자는 "켐코 지분 획득으로 향후 배터리 원재료 공급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삼성SDI는 직접 자원개발 분야까지 뛰어들었다. 칠레 생산진흥청이 진행하는 리튬개발사업에 나선 것. 지난 8월 리튬 양극재 플랜트건설 사업입찰에 1차 심사를 통과해 6개 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칠레 아타카마(Atacama) 지역의 염호를 개발해 리튬을 생산하는 이번 사업의 최종 낙찰은 내년 1월 실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완성차업체에 공급되는 배터리 가격과 연동시키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원재료 수급 불안에 대처하고 있지만 가격 연동제나 자원 개발 등이 쉽지만은 않다"며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전고체 전지, 리튬황전지 등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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