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주유소 'MOST'로 간판 바꾼다…최태원式 공유경제 시험대

  • 송고 2017.12.24 09:35
  • 수정 2017.12.24 13:43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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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등 미래형 카 라이프 선도 '모빌리티 스테이션' 육성

'딥 체인지 + 공유 인프라' 거점…SK 계열사 시너지 총 집결

SK주유소가 간판을 'MOST'로 바꾼다. 단순 주유사업을 벗어나 미래형 차량 종합서비스 및 이를 거점으로 한 공유경제 거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2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서울 시내 주요 지역의 직영 SK주유소에 대해 대대적 개선작업에 돌입했다. 새로운 브랜드 'MOST'는 '모빌리티 스테이션(Mobility Station)'의 약자다.

SK 관계자는 "서울 양천구와 영등포구 등 6곳의 직영 주유소를 우선 MOST로 바꾸고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지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MOST 등 주유소 영업망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존 SK주유소에서 'MOST'로 브랜드 변경 공사를 진행중인 서울 양천구 소재 주유소 @EBN

기존 SK주유소에서 'MOST'로 브랜드 변경 공사를 진행중인 서울 양천구 소재 주유소 @EBN

SK네트웍스는 MOST를 주유 외에 렌터카, 정비, 타이어, 부품, 긴급출동(ERS) 등 종합 카라이프(Car Life) 통합 멤버십 체계를 갖춘 곳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선도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SK주유소'는 SK네트웍스 직영 340여개, SK에너지 직영 100여개, 자영주유소 2500여개 등 총 3000곳에 달한다. SK그룹 주도로 지난 8월 SK에너지가 SK네트웍스의 에너지마케팅 도매사업을 인수한 바 있다. MOST는 우선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에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SK 관계자는 "고객가치 혁신을 위한 개방형 모빌리티 협력체계를 선점할 것"이라며 "SK그룹이 지향하는 '공유 인프라 기반 개방형 생태계 구축을 통한 혁신' 측면에서도 MOST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는 지난 9월 현대차와 손잡고 'SK 직영주유소 내 현대차 급속충전기 설치' 관련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분야인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해 에너지 유통사와 자동차 제조사가 공식 사업제휴를 맺은 첫 사례다.

또한 SK는 아시아나항공과도 제휴해 주유소 할인 포인트와 항공 마일리지가 호환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SK그룹은 주유소에 SK네트웍스의 차량정비서비스, 모바일 주유소 '자몽' 어플, SK텔레콤의 5G 통신기술, SKC의 차량 외장 관리 첨단소재 등을 접목해 각 계열사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측은 “SK네트웍스가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MOST 프로젝트를 SK에너지에 도입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SK네트웍스 주유소, SK에너지 주유소, MOST 주유소 등 혼선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한 최태원 SK 회장의 ‘공유경제 확산’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모빌리티 혁신’이 어떻게 조율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SK 최태원 회장이 올해 6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SK 최태원 회장이 올해 6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SK주유소를 거점으로 한 '공유 인프라 경영'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혁신 전략 '딥 체인지 (Deep Change) 2.0'과도 맥이 닿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주유소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 모델 아이디어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를 내달 말일까지 공모한다. 심사를 거쳐 8개의 사업 모델을 선정해 사회적기업과 접목시킬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기존 주유소가 석유 제품 공급에 그쳤다면 향후 경제·사회적 인프라를 공유하고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모빌리티 스테이션'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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