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매듭짓는 KTB투증…'회사 떠나는' 권성문 '1인자' 된 이병철

  • 송고 2018.01.03 13:12
  • 수정 2018.01.03 15:01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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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문 회장, 이병철 부회장에 3년 고용승계·매수자금출처 등 5가지 요구

조건 불수용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불가…허위 공시 논란 가능성은 '불씨'

권 회장측, 지분매각 결정적요인 "본인 포함해 회사와 주주 피해 불가피"

KTB투자증권의 권성문 회장(사진 좌)과 이병철 부회장(사진 우)

KTB투자증권의 권성문 회장(사진 좌)과 이병철 부회장(사진 우)

KTB투자증권의 창립자인 권성문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의 분쟁이 최근들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권 회장이 이 부회장측에 보유 지분의 대부분을 매각키로 함에 따라 권 회장체제에서 이 부회장 체제로 전면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권 회장측이 보유 지분을 이 회장측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임직원에 대한 3년간 고용승계와 본인의 잔여지분 인수, 인수자금 출처 등을 공개하고 나서 또 다른 법적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권 회장의 이 같은 요구에 이 부회장측은 수용 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인수자금의 유예기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권 회장측 관계자는 “권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주식을 넘기는 선행 조건으로 KTB투자증권 임직원에 대한 3년 고용보장이 담긴 5가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회장측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앞서 낸 공시가 허위 공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지난 밤사이 이 부회장측의 빠른 결정이 이뤄졌다"고 했다.

3일 오전 현재 권 회장과 이 부회장 측은 답변 공시 시한을 앞두고 미제 조정을 하고 있다.

분쟁 관계였던 권 회장과 이 부회장이 이처럼 지분을 거래하는 관계로 뒤바뀐 데에는
2대 주주인 이 부회장이 1대 주주 권 회장 보유 지분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선데 따른 것이다.

지분 인수 계약이 체결되고 이전이 완료되면 이 부회장은 이 부회장은 KTB투자증권의 지분을 38%대로 확대하면서 1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그 동안 양측간 치열한 공방을 벌여온 만큼 사운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지분 매매 계약에 상호 동의할 것이란게 대체적이다.

당초 권 회장측은 최근 4개월간 이 부회장측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자 제3자 인수방식을 통해 보유지분 대부분을 매각할 계획이었다. 권 회장측이 접촉한 제3자는 약 1000억원 대의 인수자금을 확보해 높은 기업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과의 친분이 두터운 모 재력가가 백기사로 나섰다는 소문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권 회장은 보유 주식 중 일부를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이 부회장에게 통보했다. 이는 권 회장과 이 부회장 간 지난 2016년 4월 상호 체결한 주주 간 계약 때문이다.

계약 내용에는 양측 중 누군가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상대방이 그 지분을 우선적으로 매입하거나(우선매수청구권), 매각할 수(매도참여권)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권 회장이 팔기로 한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권 회장 측에 통지하고 이 같은 내용을 주주 공시로 알렸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도 이 부회장 승리로 종결되는 듯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우선매수권 청구가 인정 받기 위해서는 권 회장과 제3자간 합의된 조건까지 수용해야 한다.

권 회장 측 관계자는 “만약 이 부회장이 제시된 조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 불가능하며 결과적으로 허위공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소송을 검토하는 등 법적 분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법적 분쟁이 길어질 경우 회사의 이미지 실추, 경영 불안 등을 감안해 권 회장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방안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재금 지불 문제도 원활하게 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이 권회장의 보유 지분 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계약금 66여억원에 매매대금 662여억원 등 약 730여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의 매입 자금 확보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권 회장측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기간을 한달간 유예해 주면서 급한 불은 끈 상태다.

권 회장은 이날 EBN과의 통화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안팎의 압박이 심해 힘겨운 시간으리 보냈다"면서 "당사자들은 물론 회사와 주주들까지 큰 피해를 보고 있어 (보유지분)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측은 "권 회장이 사전 약속과 달리 회사의 경영에 깊숙히 개입하는 등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양측간 갈등의 원인이 권 회장에게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한편 KTB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은 2016년 7월 이 부회장이 회사에 합류한 이후부터 지속돼 왔다. 권 회장과 이 부회장은 인사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두 사람 간의 보유 지분 경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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