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잇단 가격인상...현대차 등 수요산업 '긴장'

  • 송고 2018.01.11 15:54
  • 수정 2018.01.11 15:55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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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이어 현대제철도 열연가격 올려

냉연·철근·H형강·특수강 등도 줄줄이 인상…원가부담 높아져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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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가 올해 가격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들은 불황에 가격인상 부담으로 업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다음달 유통향 열연강판 출하가격을 톤당 3만~5만원 인상했다.

포스코가 이달부터 국내 실수요 고객사향 열연제품 가격을 톤당 5만원 이상 인상하면서 현대제철 역시 가격인상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열연가격이 오르면서 하공정 제품인 냉연제품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경우 다음달 유통향 냉연가격 톤당 3만원 인상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도 이달부터 냉연도금강판 가격을 톤당 3만원 올렸다. 다만 반기별로 한 번씩 올리는 컬러강판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10만원 가량 올린 이후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핫코일(열연) 가격이 오르면서 냉연도금재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며 "컬러강판(전자기준) 수요가 활발하지 않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H형강, 철근 등도 가격이 올랐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모두 이달부터 철근 판매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했고 동국제강의 경우 H형강도 톤당 3만원 올렸다. 고철가격이 오르는 등 원가부담이 높아지면서다.

강관 등 판재류 제품을 원자재로 하는 철강제품들 역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은 이달부터 강관 일부품목에 대해 5% 인상했다.

철강업계가 가격인상에 나선 것은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다. 국제 철광석은 7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또 중국 철강재 가격이 구조조정으로 오르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3월까지 산둥성 소재 철강 제조업체들의 소결생산을 50%로 제한하는 명령을 내리는 등 감산을 적극 진행 중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최대 철강생산성인 허베이성은 올해 철강 생산능력을 최소 600만톤에서 최대 800만톤까지 퇴출할 계획"이라며 "중국 내 철강 생산능력 퇴출 정책은 올해도 지속해서 실행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철광석, 원료탄 등 철강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국 철강사들의 감산과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이 철강재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른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다만 철강업계가 올초부터 가격인상에 나서자 수요산업인 자동차, 건설, 조선업계 등에는 제조원가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중국 등 해외 판매가 부진하고 조선 빅3는 수주절벽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분기 현대제철과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에서 톤당 6만원 인상에 합의한 이후 동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세아베스틸과의 특수강 공급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지난해 2분기 톤당 5만5000~10만원 인상된 이후 동결이여서 세아베스틸은 가격을 반드시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격이 견고하게 상승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철강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수급측면에서 상승 시그널이 있다. 올해도 철강재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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