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아시아로"…건설사, 글로벌 궤도 바뀐다

  • 송고 2018.01.12 14:07
  • 수정 2018.01.12 14:07
  •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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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가뭄 속 연초부터 아시아 시장 수주 낭보 잇따라

대우·SK건설 등 필리핀·홍콩서 일감 따내

SK건설이 지난 11일 수주한 7100억원 규모 홍콩 도로프로젝트 조감도.ⓒSK건설

SK건설이 지난 11일 수주한 7100억원 규모 홍콩 도로프로젝트 조감도.ⓒSK건설

새해 들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첫 수주 낭보가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건설 사업 전망이 전반적으로 어두운 상황이지만 건설사들마다 해외수주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주 낭보를 전한 건설사들은 중동이 아닌 아시아 지역에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트럼프발 악재와 중동 산유국들이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발주 물량을 늘리지 않는데다, 중동 분쟁 재발 우려도 존재해 건설사들이 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시장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대형·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공사 수주를 따냈다. 건설사들 중 대우건설이 첫 해외수주 소식을 전했으며 SK건설과 한신공영도 연이어 새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건설사 모두 아시아 시장에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우선 대우건설은 지난 5일 필리핀 할루어강 다목적 공사(2단계)의 낙찰통지서(LOA)를 접수해 해외공사 일감을 따냈다. 필리핀 관개청이 발주한 할루어강 다목적 공사(2단계)는 필리핀 곡창지대인 일로일로 주에 3개의 댐, 도수로 및 관개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단독 수주한 이번 공사 금액은 총 1억9300만 달러(2061억2400만원) 규모로,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6개월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사업 지원을 위해 2억 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계약을 필리핀 정부와 체결했다. 이 금액은 EDCF 지원액 중 단일 사업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으로 철저한 리스크 검증을 거쳐 수주한 사업으로, 향후 필리핀 및 아세안 지역에서 발주되는 유사공사 수주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홍콩에서 올해 첫 수주성과를 일궈냈다. SK건설은 11일 홍콩 정부 산하 도로관리청이 발주한 구룡 중앙간선도로 내 야우마따이 동부구간 건설공사에 대한 LOA를 접수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SK건설이 홍콩에 진출하는 첫 사업으로, 홍콩 구룡반도 남쪽 해안지역을 횡단하는 중앙간선도로 중 야우마따이 지역의 동부구간 내 왕복 6차로 지하차도 터널을 신설하고 기존 고가도로를 철거·이설하는 공사다.

SK건설은 홍콩 현지업체인 빌드킹(Build King) 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수주했다. 총 공사금액은 6억4000만달러(7100억원)로 SK건설 지분은 40%이다. SK건설은 EPC(설계·조달·시공)를 일괄 수행한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84개월이다.

SK건설은 이번 공사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야우마따이 서부구간 도로와 향후 발주 예정인 교량 프로젝트 등에서도 추가 수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충우 SK건설 부사장은 "올해 SK건설 첫 해외 수주를 첫 진출국가인 홍콩에서 따내 기쁘다"며 "SK건설의 차별적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추가 수주를 따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공영은 10일 한신공영이 캄보디아에서 공사비 900억원에 달하는 캄보디아 5번 국도 남부 구간 3공구 개선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캄보디아 중부 캄퐁치낭∼뜨레맘 구간공사 사업으로, 캄보디아 공공사업교통부(MPWT)가 발주했다. 이 구간의 대략 51.2km 도로를 개보수 및 확장 공사한다. 공사금액은 909억원이며 일본국제협력기금(JICA)으로 충당된다. 총 공사기간은 48개월이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그간 당사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지역에서만 진행해온 19번째 사업이니만큼 그동안 현지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쌍용건설도 싱가포르에서 대형병원 프로젝트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새해부터 싱가포르 현장을 다녀오는 등 새 일감을 따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사들이 중동 보다 아시아 시장 공략에 더욱 중점을 둘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수주 비중을 살펴보면 아시아가 47.1%로 중동(45.8%)을 역전했다.

2년 연속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 한 상황인데다 대내외 변수로 대형 프로젝트 사업수주까지 더뎌지면서 건설사들이 불안정한 중동 대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3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수년간 해외수주 기근으로 몸살을 앓던 건설사들이 오랜만에 중동 시장에서 기지개를 펼 수 있을 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중동을 탈피해 아시아 시장에 비중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재 유가 흐름을 보면 중동지역 수주에 희망적인 목소리도 나온다"며 "앞으로 다양한 외부 변동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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