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식 리모델링 시작됐다

  • 송고 2018.01.18 11:23
  • 수정 2018.01.18 11:28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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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복귀 후 헬스케어 매각, 대한통운·건설 및 오쇼핑·E&M 합병

식품·물류·미디어커머스 3각구조 완성, 성공적 글로벌진출 관건

CJ그룹 이재현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9월26일 제주도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주니어 사원 대상 교육행사인 ‘CJ 온리원캠프’에 참석해 직원들을 응원하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9월26일 제주도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주니어 사원 대상 교육행사인 ‘CJ 온리원캠프’에 참석해 직원들을 응원하고 있다.

CJ그룹이 계열사별 합병, 매각을 몰아치듯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고 나서부터다. 인력 등 물리적 구조조정은 없으며, 오로지 핵심부문의 월드베스트를 위한 시너지 차원이라고 CJ 측은 설명했다.

18일 CJ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로 계열사의 합병과 매각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

CJ그룹은 CJ오쇼핑과 CJ E&M을 합병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비율은 1:0.41이다.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1일 완료할 계획이다.

CJ그룹은 두 계열사를 합병시켜 미국의 디즈니나 AT&T처럼 미디어·콘텐츠·커머스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CJ오쇼핑과 CJ E&M의 사업역량을 집약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CJ오쇼핑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다.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서로 강점을 가진 지역을 통합함으로써 콘텐츠 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CJ대한통운과 CJ건설의 합병이 발표됐다. CJ대한통운이 CJ건설을 흡수합병하는 것으로, 비율은 1:0.054이다. 오는 3월1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CJ건설을 흡수함으로써 거점 지역에서 부동산 매입, 설계 시공, 인허가 업무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를 통해 인프라 설계 및 시공시장에 신규 진입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이 냉동식품공장을 신설 중인 중국에서는 CJ대한통운이 인수한 룽칭물류의 냉장물류망을 활용해 중국 대도시 신선식품시장 공략이 용이해진다. 식품통합생산 클러스터를 구축 중인 베트남에서는 CJ대한통운이 인수한 베트남 최대 민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의 전문물류역량을 결합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계열사 매각도 진행 중이다.

그룹은 제약·바이오·음료사업을 맡고 있는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우선협상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참여사는 한국콜마와 외국계 사모펀드 3곳 등 총 4곳이다. 매각금액은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2016년 매출 5208억원, 영업이익률 15%로 양호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CJ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에 대한 매각 추진설도 제기됐으나, CJ헬로비전은 18일 답변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CJ그룹이 몰아치듯 진행하고 있는 합병, 매각은 지난해 5월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부터 시작됐다.

이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로 옥고를 치르고, 선천적으로 앓고 있는 병이 악화돼 치료를 받으면서 약 4년간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로 인해 그룹 경영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기전 그룹 경영비전으로 제시한 '2020그레이트CJ'의 달성도 미뤄졌다.

하지만 이 회장은 쉬는 동안 그룹의 미래 구상을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이를 시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CJ그룹의 경영을 관통하고 있는 중요한 비전은 '2020그레이트CJ'와 '2030월드베스트CJ'이다.

2020그레이트CJ는 2020년까지 그룹매출 100조원, 순이익 10조원을 달성하고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이룬다는 중기 비전이다. 2030월드베스트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장기 비전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17일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4년만에 모습을 보인 자리에서 "그레이트CJ를 넘어 월드베스트CJ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룹은 핵심부문을 식량, 물류, 문화콘텐츠로 설정하고, 비전 달성을 위해 2020년까지 물류·바이오·문화콘텐츠 등에 M&A을 포함 총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합병을 하면 구조조정부터 얘기가 나오는데, 구조조정은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오로지 시너지를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핵심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 월드베스트로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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