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조선사 위기-끝] 성동조선 "이대로 안방 내줄 순 없어"

  • 송고 2018.01.18 23:09
  • 수정 2018.01.18 23:09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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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도 정부에 읍소 "지역경제 미칠 영향 크다…기회를 달라"

올해 업황 개선 및 유가 상승, "중대형 유조선 등 수주경쟁력 자신있다"

성동조선해양의 골리앗 크레인.ⓒEBN

성동조선해양의 골리앗 크레인.ⓒEBN

"성동조선해양에 우리가 보유한 선대의 절반을 교체하겠다." 성동조선의 단골 고객인 그리스 선주사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맞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조선업계는 특히 선박 수주를 위해 과도한 가격인하를 불사하는 중국이 성동조선이 무너지면 노하우와 기술력이 넘어가게 되고 중대형 시장에 이어 초대형 시장까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18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11만5000DWT급 아프라막스 원유운반선은 4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4400만달러였던 아프라막스 가격은 올해 초 50만달러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말 4350만달러에서 추가 반등한 것으로 이 선박을 주력으로 건조하는 성동조선은 지난해 그리스 키클라데스(Kyklades Maritime Corporation)로부터 11만5000DWT급 원유운반선 5척을 수주했다.

당시 키클라데스는 성동조선과 계약체결 후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두 달 동안 RG 발급을 기다리며 성동조선에 반드시 선박을 발주하려는 강한 신뢰를 보여줬다.

키클라데스가 두 달까지 기다려주겠다고 한 배경에는 성동조선이 인도한 수에즈막스 유조선의 품질에 대한 만족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2014년 키클라데스는 성동조선에 15만8000DWT급 원유운반선 2척을 발주하며 첫 인연을 맺었다.

특히 성동조선 노조에 따르면 성동조선의 단골 그리스 선주사는 "노후화된 선대의 절반을 교체할 예정"이며 "이들 선박을 모두 신조할 계획"이라며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을 위한 신조계획을 성동조선에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이들 선사들은 자국 금융권의 선박금융지원에 한국보다 10%이상 싼 중국에서 신조파트너를 찾기보다는 성동조선과 같이 신뢰할 수 있는 오랜파트너에 선박을 발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보다 높은 가격에 시장선가 이상으로 선박을 발주하는 이유는 성동조선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업계는 강조한다.

중대형 탱커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는 성동조선은 선박 품질에 차별화를 주고 있다. 성동 노조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벌크선 강자인 중국보다 13% 높은 가격에 선주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선사들은 최대 12척 이상의 선박 발주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동조선은 최근 존폐위기 속 정부의 실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2010년 채권단의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은 지난 2012년~2013년 수주한 선박이 건조돼 인도된 후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 현상이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다. 이후 성동조선은 정상화를 위한 부실 계열사 정리 및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이후 2014년 출자전환(약 1조4000억원)을 비롯한 2조여원의 자금이 투입된 성동조선은 2016년 392억원, 지난해 3분기 약 4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올해 성동조선은 조선 업황의 회복세 속 11만DWT급 중대형 유조선 세계 1위 건조실적, 고부가 셔틀탱커 및 컨테이너선 등 주력 중대형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자신하고 있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우리에게 선사들이 선박을 발주하는 이유는 하나다. 중국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실제 선박을 운항하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선박의 연비나 추후 중고선 매각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때 성동에 선박을 발주하는게 유리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성동을 비롯한 중형조선이 무너지면 중국은 중형 시장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습득하고 숙력공들까지 흡수해 가 결국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글로벌 조선3사의 자리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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