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방크의 셀트리온 '혹평'…국내 증권家 타당성 두고 '논란 가열'

  • 송고 2018.01.22 13:33
  • 수정 2018.01.22 13:33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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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방크, 시세의 1/3 이하 목표가 제시…셀트리온株 '우수수'

도이치 "수익성 지속 불가능" vs 국내 "목표가, 과도하게 낮다"

독일계 IB(투자은행) 도이치방크의 혹평에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가 이틀 연속 맥을 못 추고 있다.ⓒ셀트리온

독일계 IB(투자은행) 도이치방크의 혹평에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가 이틀 연속 맥을 못 추고 있다.ⓒ셀트리온

독일계 IB(투자은행) 도이치방크의 혹평에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가 이틀 연속 맥을 못 추고 있다. 도이치방크가 시세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에서는 도이치방크의 이러한 부정적 의견이 과도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오전 11시8분 현재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0.38%(1100원) 떨어져 28만6700원에 거래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3%, 4%대로 내리고 있다. 지난 19일 7~9%대로 급락 마감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도이치방크의 부정적 리포트로 인해 얼어붙은 투심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도이치방크는 투자의견 '매도'와 함께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로 8만7200원을 제시했다. 이는 보고서 발간 당일 셀트리온의 종가인 31만3500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도 당시 종가(13만500원)의 31% 수준인 4만800원을 제시했다.

도이치방크는 "셀트리온그룹의 높은 수익성은 앞으로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며 "셀트리온그룹은 자산으로 처리한 R&D(연구개발) 비용 비중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직접 지출 R&D 비용'의 비중이 27%에 불과해 글로벌 경쟁사들 평균인 81%(2016년 기준)보다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는 회계 정책의 차이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임상 3상 단계부터 개발 비용을 자산화하지만 미국·유럽의 제약사들은 임상이 끝난 후 정부 허가 단계부터 자산화한다.

도이치방크는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6년 57%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직접 지출 R&D 비용을 글로벌 경쟁사 평균 수준으로 적용하면 영업이익률이 30% 중반대로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에서는 도이치방크의 이러한 혹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도이치방크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영업이익률을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인데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을 65% 정도로 보면 목표주가가 20만원대가 나오지만 이익률을 30%로 보면 훨씬 낮아진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적인 셀트리온 목표주가는 24만원대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지난 19일 지난해 매출 8289억원, 영업이익 5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43.5%, 10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이자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62.4%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의 회계 기준도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과 달리 바이오시밀러는 상업화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R&D 비용을 자산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신약도 임상 3상부터는 R&D 비용을 자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도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상업화 확률이 높으면 R&D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회계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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