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호 SKT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 "품질·사용자 중심, AI 시장 선도"

  • 송고 2018.02.12 15:15
  • 수정 2018.02.12 16:51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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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누구' 탑재한 스피커 라인업 공개, 11번가 연계 강화

이상호 사업부장 "올해 안으로 AI 업계 강자 등장할 것"

"너무 빠르면 순교자, 6개월 빠르면 선구자가 됩니다."

SK텔레콤이 올해 인공지능(AI) 플랫폼 분야에서 확실한 선도업체가 되기 위해 자연어처리·음성합성기술 전문가인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를 내세워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자체 AI 플랫폼 '누구(NUGU)'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를 최초로 선보이며 국내 AI 스피커 시장을 선점한 SK텔레콤은 올해도 경쟁사보다 빠른 변화를 통해 5세대(5G) 네트워크·AI 시대에 선구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호 사업부장은 "올해 말쯤이면 자체 AI 플랫폼을 가진 업체들 가운데 구체적인 실적을 내는 곳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AI 품질과 콘텐츠를 강화하고 플랫폼을 기기에 최적화시켜 확실한 선두주자로 치고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이 올해 인공지능(AI) 사업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BN 문은혜기자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이 올해 인공지능(AI) 사업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BN 문은혜기자


지난해까지 CEO 직속 AI 컨트롤타워인 'AI사업단' 수장을 맡았던 이 사업부장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4대 사업부 중 하나인 '서비스플랫폼' 사업부로 자리를 옮기며 역할이 확대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이 사업부장에게 중책을 맡긴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국내 음성검색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동국대 전산학과를 거쳐 카이스트(KAIST)에서 자연어처리와 음성합성 분야를 전공한 이 사업단장은 이후 LG전자, 첫눈, 네이버, 다음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을 거치며 이력을 쌓았다. 이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SK플래닛에 합류한 이 사업부장은 현재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겨 미래 먹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지금이야 업계 최고 전문가로 소문난 그지만 자연어처리를 전공할 당시만 해도 음성검색, AI 분야의 이같은 흥행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사업부장은 "음성검색 기술이라는 것이 워낙 어려웠기 때문에 안되는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애플의 시리(Siri)가 나오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가 본격화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인터넷 활성화에 따른 데이터 축적 △딥러닝 등 AI 관련 연구성과 △하드웨어의 고성능화 등이다. 이 사업부장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데이터와 하드웨어, 연구모델의 임계치가 특정수준을 뛰어넘으면서 AI의 발전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시리의 등장과 함께 AI 기술의 가능성을 본 이 사업단장은 다양한 IT기업들을 거치며 연구자에서 개발자, 개발자에서 사업자로 변모했다. 그리고 현재는 SK텔레콤에서 자체 AI 플랫폼인 '누구'의 완성도를 높이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한 선두업체다. 지난 2016년 9월 SK텔레콤이 '누구'가 탑재된 스피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고 KT가 이듬해인 지난해 1월 기가지니를 공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같은해 하반기에 '웨이브'와 '카카오미니'를 내놨다. 올해는 삼성전자 등이 자사 AI 플랫폼이 탑재된 스피커를 선보일 계획이다.

통신사, 포털업체, 하드웨어 제조사 등이 너 나 할 것 없이 AI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시장은 금세 포화상태가 됐고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이 사업부장은 "다양한 사업자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최종적으로는 AI 품질과 사용자 편의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사업자가 승자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말쯤이면 두각을 드러내는 사업자가 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현재 AI 플랫폼을 내비게이션 'T맵', IPTV인 'B TV'에 완전히 내재화하는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부장은 "궁극적으로는 일반 사용자가 AI의 존재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능을 기기에 최적화시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SK텔레콤은 지난달 'T맵 6.1버전'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도착시간·위치 공유 △경로 변경 △안심주행 화면 실행 △즐겨찾기 확인 △팟캐스트 청취 △현 위치 확인 △도착시간·소요시간 등 음성 지원 기능 11가지가 추가됐다.

이 사업부장에 따르면 T맵 업데이트 이후 주간 음성발화 사용자가 약 50% 증가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누구를 탑재한 새 스마트 스피커 라인업과 커머스 플랫폼인 11번가와 누구의 연계 등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부장은 "구글이 글로벌 검색사업자 1등임에도 불구하고 AI 플랫폼 분야에서 아마존에 밀리는 이유는 아마존의 강력한 '커머스' 기능 때문"이라며 "올해 SK텔레콤은 커머스 사업자인 11번가와의 연계를 강화해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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