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 '계산기' 두들기며 '저울질' 에 여념...보험사 'M&A戰' 예고

  • 송고 2018.02.13 10:37
  • 수정 2018.02.13 11:22
  • 차은지 기자 (chach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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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G손해보험 비롯해 ING생명·KDB생명등 매각 가속도 전망

KB금융지주 등 국내 지주사들, 보험사 매물에 관심 어필 '주목'

ING생명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 반면 KDB생명은 인수자 '난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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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예고했던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매물로 나온 보험사에 대한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금융지주 등 국내 대부분의 지주사들은 비은행 수익성 확대를 위해 보험사 M&A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다만 농협금융지주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당분간 추가적인 인수합병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최근 삼일회계법인 등을 매각 추진 자문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MG손보는 앞서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와 자체적으로 삼정 및 삼일회계법인 그리고 보험개발원 등 외부 기관에 경영컨설팅을 의뢰한바 있으며, 그 결과는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 한 뒤 매각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받았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MG손보의 경우 새마을금고 내부 경영진간 이견으로 생사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으나, 최근 중앙회 회장이 새로 선출되면서 기류가 매각쪽으로 완전 기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알려진 바에 의하면 대주단 중 자베즈인베스트먼트에 자금을 투자한 농협은행의 경우 보유지분을 매각키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매각방안이 확정된 상태다.

또한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ING생명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특히 ING생명의 경우 올해 말 브랜드 사용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올해 중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인력구조조정과 낙하산 인사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KDB생명은 최근 정재욱 세종대 교수를 신임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KDB생명은 지난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으나, 끝내 인수자를 찾지 못해 불발되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경우 KDB생명에 대한 매각추진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나, 워낙 재무구조가 부실화된 상태여서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대해 캐피탈과 패키지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이렇다할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무구조가 워낙 악화돼 있는 상태인데다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신지급여력비율 등 새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이 높아 금전적 부담이 큰편이어서 인수자로 나서기가 부담스러운게 사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매물로 나온 보험사에 대한 인수 가능성을 두고 국내 금융지주사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이자마진에 의존하는 상황을 벗어나고 비은행 수익성 확대를 위해 M&A에 적극 나설 것임을 내비쳐왔다.

우선 KB금융지주는 과거 캐피탈, 손해보험, 증권사 M&A를 통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오고 있는 상태로, 생명보험사업으로 KB생명을 보유하고 있으나 시장내 입지 등 열악한 상태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지난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에 성공한 이후 외형적 성장은 물론 탄탄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카드업계 리딩컴퍼니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그러나 보험업의 경우 신한생명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으나, 시장내 입지는 크지 않은 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1월 "M&A와 관련해 기회가 나고 전략과 부합한다면 국내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볼 생각"이라며 "국내에서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보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자산운용, 증권, 카드, 보험 부문 체질 개선을 겨냥한 비은행 금융사 M&A를 준비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 M&A 추진을 위한 컨설팅을 맡겼고 이를 토대로 비은행회사의 매물이 나올 경우 검토 후 M&A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은행에 편중돼 있는 반면 비은행 계열은 매우 취약한 상태다. 보험계열사로 보유 중인 하나생명의 경우 업계내 존재감도 드러나지 않을 정도란게 대체적이다.

금융지주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등 매력있는 매물로는 ING생명이 손꼽히고 있다. 꾸준히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는가 하면 업계내 가장 큰 화두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 가장 안전한 보험사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보험사 M&A와 관련해 뚜렷하게 정해진 내용은 없지만 생명보험사는 전체적으로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국내든 해외든 인수했을 때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또한 미래 성장전략 다각화의 핵심 전략으로 비은행 부문과 글로벌 부문 M&A를 추진할 계획이나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손해보험 사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국내에서의 M&A 추진 방안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이다. 손해보험업종 중 국내 매물 가능성이 높은 곳은 MG손해보험과 지배구조 이슈에 따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롯데손해보험 정도지만, 두 곳 모두 시장내 입지나 경쟁력측면에서 매우 열악한 상태다.

더구나 지난해 손해보험업계가 엄청난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가치가 높아져 비용 부담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신한금융내 판단이다.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장동기 신한금융 부사장은 "기존 채널과 시너지가 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20%가 넘는 회사를 찾고 있다"고 밝히며 국내보다 해외 기업 M&A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표현했다.

신한금융은 은행 부문에서는 업계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나 보험과 금융투자 등에서는 아직 부족한 만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한편 지분투자와 조인트벤처 설립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금융사들이 경쟁력 있는 M&A를 통해 부족한 사업 부문을 강화해 리딩금융으로 도약한 성공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M&A로 보다 효과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려는 금융사들의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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