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성동·STX조선…"현장 목소리 담아달라"

  • 송고 2018.02.19 15:08
  • 수정 2018.02.19 15:20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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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적중심 구조조정 아닌 "정상화 방안 나와야"

연비 감안 한국 찾는 선사 늘어…"정규직 중심…하청구조 벗어나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난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중형조선소 정상화를 위한 '비공개간담회'를 개최했다.ⓒEBN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난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중형조선소 정상화를 위한 '비공개간담회'를 개최했다.ⓒEBN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이 금융권의 '수주 가이드라인'과 선박 수주계약에 필수적인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 지연 등 어려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고 정부와 금융권에 호소하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들 조선소의 생존 여부에 대한 정부 결정은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앞서 지난 9일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9개월 만에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정상화를 위한 비공개간담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성동조선, STX조선의 노사대표와 산업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성동조선과 STX조선 노조 관계자는 간담회에 대해 "사실상 노조와 회사 모두의 요구안을 전달할 수 있는 첫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간담회에서 금융권의 컨설팅 결과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보다 높게 나온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했다. 또 전 세계 중대형 선박과 중소형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청산시 지역경제에 미칠 막대한 파급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성동조선의 최한일 대표이사 권한대행은 강화되는 IMO(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와 극지운항용 선박이 각광받는 업계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성동조선이 극지 결빙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기술력과 친환경 LNG연료추진기술을 해외 선사와 선급으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동조선 측은 또 자사가 인도한 선박이 중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 대비 연비 면에서 월등히 앞서며 클락슨 기준 시장 선가보다 높은 가격에 건조계약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중국 조선이 한국을 많이 쫓아왔다고는 하나 중고선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선박 가치는 10%이상 벌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판단 근거로 성동조선은 중대형 유조선 5척을 비롯한 해외 선사와 선박 건조를 위한 6척의 의향서(LOI) 체결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옵션 포함 20척 이상의 선박 건조협상을 진행 중임도 설파했다고 최 대표이사는 설명했다.

STX조선의 장윤근 대표이사는 간담회에서 주력 선종인 중소형 탱커 및 가스선 시장에서 수주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조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하루빨리 수주영업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STX조선은 선박 계약에 필수적인 금융권으로부터의 RG 발급 지원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STX조선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중형조선소들은 RG 발급 대가로 인력 구조조정 등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이 정한 '수주 가이드라인'에 막히고 RG 발급을 거부당하거나 지연되는 상황이 빈번해지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상대로 한 수주영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 상태로는)건조 경험이 풍부한 숙련 근로자들이 하나 둘 회사를 떠나면 그 자리를 비정규직 하청 근로자들이 채우는 사례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건조 일정은 늦춰지고 안전 문제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우리의 요구가 반영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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