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정수기 신화' 윤석금 회장, 렌탈시장 뒤흔들까

  • 송고 2018.02.27 16:20
  • 수정 2018.02.27 16:22
  • 김나리 기자 (nari34@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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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역발상…국내 최초 렌탈산업 도입

"렌탈 원조답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도입해 시장 확장시킬 것"


국내에서 최초로 렌탈시장을 개척했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렌탈시장에 재도전한다.

웅진그룹은 지난 2012년 극동건설로 인한 자금위기를 겪으며 기업회생관리절차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절차 개시 1년 만에 조기 종결됐으나 웅진은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했다.

웅진코웨이를 MBK에 매각하며 5년간 렌탈사업을 중단했던 웅진그룹이 27일 생활가전 렌탈사업을 론칭하며 재기에 나서고 있다.

과거 한국식 렌탈사업을 창조하며 코웨이를 업계 1위까지 끌어올린 윤 회장이 대기업까지 진출해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렌탈시장에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금 회장의 결단력 "위기를 기회로"

지난 1989년 한국코웨이를 설립하며 정수기 시장에 뛰어든 윤 회장은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특유의 결단력을 발휘하며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웅진코웨이에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로 다가왔다. 위기상황에서 웅진코웨이 사장으로 발령이 난 한 경영자가 한달 만에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사표를 내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윤석금 회장은 웅진코웨이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회장에서 웅진코웨이 대표이사로 직접 내려갔다. 직원들은 술렁거렸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러나 사장으로 부임한 윤석금 회장은 "사장으로 온 것은 구조조정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왔다"며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로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금 회장이 내린 결단이 바로 렌탈 마케팅이었다. 윤 회장은 팔리지 않고 쌓여진 정수기를 보며 코디서비스라는 관리시스템을 결합한 한국식 렌탈시스템을 고안했고 이는 국내 렌탈시장의 태동이 됐다.

또 실무진들은 모든 비용을 역산해 부품을 줄이고 제조원가를 낮추면서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다. 우리나라 소비문화를 소유에서 사용으로 개념을 뒤바꾼 일대 전기가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웅진코웨이는 렌탈에 서비스 개념을 도입했다. 서비스 중심으로 제품 AS를 원활히 진행하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정수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코웨이 레이디(Coway Lady)의 준말인 코디(CODY)가 탄생했고 고객의 대부분이 주부라는 데 착안해 만든 여성 인력 중심의 서비스 시스템이다. 이는 윤석금 회장의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였다.

그 결과 지난 2000년에 2773억원이던 매출은 2004년 8278억원으로 급신장했고 지난 2005년에는 1조80억원, 렌탈 회원수 365만명을 기록했다.

당시 매출액 1조원 이상 상장기업 가운데 1980년대 이후 독자 창업한 회사 두곳 중 하나로 기록됐다. 지난 2012년 웅진코웨이의 매출은 1조8000억원, 회원 수는 540만 계정까지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방판왕 윤석금 회장, 렌탈시장 뒤흔들까

현재 정수기시장은 코웨이가 40% 이상을 장악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청호나이스, SK매직, LG전자, 쿠쿠전자, 교원웰스 등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사업을 접었다가 렌탈사업에 재도전하는 웅진그룹이 기존에 형성된 렌탈시장을 뒤흔들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며 영업사원에서 재계 30위의 그룹까지 일궈냈던 윤석금 회장의 영업노하우와 업계 영향력은 웅진그룹이 시장에 진입하는데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신사업을 위해 검토한 결과 웅진의 인지도는 여전히 정수기시장 상위권에 랭크됐으며 아직도 대다수의 고객들이 정수기를 사용하며 웅진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렌탈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웅진의 장점으로 꼽힌다. 웅진은 렌탈 경험이 풍부한 업계 최고수준의 콜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파주에 위치한 물류계열사 북센과 웅진의 IT사업부문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의 렌탈물류, IT시스템 구축 및 운영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웅진그룹 생활가전브랜드 웅진렌탈은 서울, 경기, 대전, 부산 등 주요 도시에 30여개의 지국을 설립하고 100여개의 대리점을 모집했다. 지국과 지점 및 대리점 조직은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온라인 판매도 병행할 예정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렌탈의 원조답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을 확장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담은 제품과 판매방식을 선보이고 소비자가 좋아할 다양한 것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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