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해양플랜트…주목받는 삼성중공업

  • 송고 2018.03.05 14:34
  • 수정 2018.03.05 16:08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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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60달러선 유지하며 해양플랜트 시장 활기 되찾아

드릴십·FLNG시장 강자 “유상증자보다 수주전망 주목해야”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해양플랜트 및 LNG선 모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해양플랜트 및 LNG선 모습.ⓒ삼성중공업

국제유가가 60달러선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해양플랜트 시장도 다시 활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중 유일하게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수주에 성공했던 삼성중공업의 향후 실적개선과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외 선사로부터 18만㎥급 LNG선 1척을 수주하는 투자가 승인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컨테이너선 8척, 유조선 2척, LNG선 2척 등 총 12억달러 규모의 선박 12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주소식과 함께 지난주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82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도 상승세로 시작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 25일(9670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현재 주가는 부정적인 실적 전망과 함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해 12월 6일(8960원)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향후 수주 증가와 함께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는 82억달러로 69억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했다. 사상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주절벽’이라는 단어까지 나왔던 지난 2016년 불과 5억달러 정도의 수주에 그쳤던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환경규제로 인한 선박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적극적인 수주행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부진했던 최근 2~3년간의 수주실적이 올해 재무제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삼성중공업의 실적전망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까지 추진되면서 주가는 지난해 12월 5일 이후 단 한 번도 1만원선을 되찾지 못했다.

실적악화와 유상증자에 대한 리스크가 지난해부터 반영돼왔던 만큼 앞으로는 중장기적인 수주확대와 실적개선에 따른 상승세를 전망하는 시각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부터 해양시추설비인 드릴십을 시작으로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등 해양플랜트 시장을 개척해온 삼성중공업이 상선 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도 유가상승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중 유일하게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수주에 성공하며 경기침체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1월 글로벌 오일메이저인 BP(British Petroleum)으로부터 13억달러 규모의 FPU(부유식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6월 25억달러 규모의 FLNG 수주계약까지 체결하며 연간 수주금액의 절반 이상을 해양플랜트로 채웠다.

2014년까지 활기를 보였던 해양플랜트 시장은 이후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수익성이 악화되며 침체가 시작됐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은 한국 조선업계에 발주한 설비들의 인도를 미루거나 거부하는 사태가 잇따랐다.

하지만 지난 2016년 1월 30달러선마저 붕괴됐던 국제유가가 중동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등으로 반등하기 시작하며 현재 6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그동안 중단됐던 해양 프로젝트들도 다시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해양프로젝트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유가급락으로 위기를 겪은 오일메이저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국제유가 수준도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르웨이 스타토일(Statoil)의 경우 현재 기술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상만 유지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생산성 향상 노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각 프로젝트마다 조건이 다르지만 50달러 이상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으며 60달러 이상을 유지한다면 해양프로젝트는 이전처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쉘(Royal Dutch Shell)로부터 세계 최초로 30억달러 규모의 FLNG 1기를 수주하며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수의 해양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쉘은 당시 최대 10기에 달하는 FLNG 발주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추가로 발주되는 FLNG 건조를 삼성중공업이 전담한다는 방침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중공업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글로벌 조선·해양을 선도하는 이들 조선사는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 감소와 함께 해양플랜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대형 해양설비를 건조할 수 있는 조선사는 이들 글로벌 조선빅3 뿐이고 시련을 겪으며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 조선빅3의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서너건의 해양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이 추진됐고 삼성중공업은 두 건에 대한 계약을 성사시켰다”며 “유가상승에 힘입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계약이 논의 중인 해양프로젝트는 30건이 넘어 드릴십, FLNG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상선 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도 수주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LNG선을 중심으로 한 상선시장과 함께 해양플랜트 시장도 활기를 되찾으면서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로 정한 82억달러는 보수적인 설정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유상증자 계획 이후 주가는 다소 조정된 바 있으나 이미 반영된 리스크보다는 향후 수주 및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이 앞으로 주가향방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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