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노조 "신조 없이는 아무 의미 없어"

  • 송고 2018.03.05 15:14
  • 수정 2018.03.05 16:08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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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리·블록 전환방안은 "경쟁력 약화시키는 구조조정될 뿐"

환경규제 강화로 발주 증가 움직임 "중대형 선박중심 수주 기회"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노조가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중형조선소 생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실시했다.ⓒEBN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노조가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중형조선소 생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실시했다.ⓒEBN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의 운명을 결정지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앞두고 성동조선 노조가 조선산업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정부 구조조정의 유일한 방안은 선박 수주 뿐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채권단으로부터 무작정 신규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 아닌 수출입은행이 약속한 자금 중 나머지 2000억원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키클라데스로부터 수주한 중대형 유조선 선박 인도대금을 순차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올해 조선업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 신조사업을 통해 일감을 꾸준히 확보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 3차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산업부를 비롯한 정부 및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 2차 간담회의 연장이었지만 성동조선노조는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같은날 STX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 관계자들만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성동·STX조선 구조조정안 방안은 엇갈린다. STX조선의 경우 중형 선박 중심으로 신조사업을 계속 추진하면서 인력을 현재의 30%이상 줄이는 방안이 흘러 나온다. 성동조선은 선박 수리 조선소나 선박 일부를 제조 블록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성동조선은 신조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간담회를 통해 성동조선의 위기 극복을 위한 요구사항을 (회사 측과 노조)가 꾸준히 건의해왔다"며 "이미 수차례 중대형 선박 중심으로 신조 사업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밝혀왔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신조사업을 할 수 없다면 경쟁력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무용지물의 구조조정 방안이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신규 자금 투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 노조 관계자는 "무작정 자금을 투입해달라는 말이 아니다"라며 "수출입은행 등이 이미 지난 2015년에 720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했고, 이 가운데 현재 2100억원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 자금 외에도 지난해 그리스 키클라데스로부터 수주한 아프라막스 유조선 선수금 230억원 가운데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강재 구입비 7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50억원 가량의 보유 자금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키클라데스로부터 수주한 선박을 인도할 경우 나머지 인도자금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동조선 노조는 선박 건조를 위한 의향서(LOI) 체결 6척에 더해 옵션 포함한 최대 20척 이상의 선박 건조계약이 정부의 방안이 나오는 대로 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선박은 성동조선의 주력 선종이 대부분으로 클락슨 시장가격보다 높게 계약이 체결될 수 있는 규모다.

노조 관계자는 "이들 선박은 실제 클락슨 기준 선가보다 높고 중국 조선소보다 높은 고가에 계약이 이뤄질 수 있는 규모"라며 "특히 이들 선박이 주력 선종인 만큼 반복 건조를 통해 전체적인 건조비용은 줄고 이윤을 계속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수리 조선소나 선박 일부를 제조 블록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답이 될 수 없다"며 "선사들이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 선박을 폐선하면서 새로운 선박 발주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조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한국 조선산업에 다가올 기회를 걷어차버리는 행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는 8일쯤 성동·STX조선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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