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선사 '성동조선 바라기'..."회생 기다려 발주하겠다"

  • 송고 2018.03.06 16:39
  • 수정 2018.03.06 17:34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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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보다 15% 비싼 건조가격…"성동조선에 선박 발주하겠다"

연비효율 좋고·중고선시장 선박가치↑ "선박 신조 발주 수요 기대"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 전경.ⓒ성동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 전경.ⓒ성동조선해양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성동조선해양에 중대형 벌크선 발주를 추진 중인 해외 벌크선사가 수개월째 성동조선에 대한 발주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선사는 싼 가격을 무기로 벌크선 수주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조선업계보다 15%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꼭 성동조선과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지난해 말부터 복수의 해외선사와 최대 14척에 이르는 선박 건조를 위한 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했거나 일부는 체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한 해외선사는 지난해 12월 성동조선과 중대형 벌크선 4척에 대한 LOI를 이미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성동조선을 비롯한 중견조선소에 대한 금융권의 선수급환급보증(RG) 발급이 늦어지고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방안 마련을 위한 실사작업이 진행되는 등의 영향으로 정식 수주계약 및 건조작업 착수가 3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해당 선사는 성동조선에 조만간 한국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나오는 대로 선박을 발주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성동조선 노조 관계자는 "선사측이 반드시 성동조선이 건조한 선박을 인도받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회생 방안이 나온다면 곧바로 계약하겠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선사가 굳이 성동조선에 선박을 발주하려는 이유는 성동조선의 기술력과 선박 품질이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특히 벌크선으로 일감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중국 조선업계보다 15% 높은 가격인데도 성동조선의 회생 방안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성동조선이 건조한 선박은 중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에 비해 연비 절감효과가 탁월하며 이는 기술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기준이 된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이는 중고선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선박 가치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입증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동조선 노조 관계자는 "선사 입장에서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환경규제에 맞춰 선박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발주를 서둘러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성동조선에 (선박 발주를 위해)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지만 한없이 기다릴 수 만은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 조선이 세계 1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숙련된 노동자들의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단순히 고정비 감축 차원으로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은 조선업 생태구조를 파괴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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