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부는 '주주친화' 바람…투명경영 잇따라 확대

  • 송고 2018.03.07 15:28
  • 수정 2018.03.07 18:13
  • 권영석 차장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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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 의결…주주친화 경영 강화 고삐

한화그룹, 주주총회 분산 개최·전자투표제도 도입

재계가 3월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계는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가 하면 지배구조 투명화를 강조하는 등 주주 요구에 부응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와 경영투명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을 의결했다. 앞서 SK는 주주총회를 분산개최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한 강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의 권리와 함께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책임 등 기업지배구조 정보가 명문화돼 일반 주주들도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주총 분산개최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친화경영을 선도해왔다"며 "이번 헌장 선포를 통해 의지를 다지고 주주들과의 소통 확대를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K㈜는 헌장을 통해 선임사외이사 제도와 주주소통위원 제도를 신설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이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역할로, 사외이사의 독립성 보장 및 견제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SK㈜는 지난 2016년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만들어 지배구조 선진화를 실천하고 있으며 선임사외이사제도 신설을 통해 주주권익보호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보다 많은 주주들이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친주주정책을 폈다.

지난 1월 31일 이사회를 열고 50:1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주주가치 제고와 유통주식수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주식 액면가액을 주당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통해 김종훈 전 미국 벨 연구소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외국인 사외이사로는 네번째, IT 기업 외국인 CEO로는 처음이다. 삼성은 지난 2016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 글로벌기업 출신 사외이사 영입 계획을 알린 바 있다.

한화그룹은 상장 계열사의 정기주총을 분산 개최하고 소액주주까지 참여가 가능토록 전자투표제도를 전면 도입키로 했다.

한화그룹 경영조정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상장계열사 주주권리 보호와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해 주주총회 분산 개최와 함께 개인투자자 참여 활성화 등 주주권리 강화를 목표로 전자투표제 도입을 권고했다.

주요 계열사들이 동시에 주총을 열어 주주들이 참여기회를 제한하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이에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테크윈 등 7개 상장 계열사들은 최대한 겹치지 않는 날을 정해 주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LS그룹도 주주총회를 분산 개최하고 주요 계열사에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활동 내용을 정기적으로 외부에 공개키로 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이뤄지는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의 자기거래, 이사의 겸직 사항 등에 대해 사전 검토와 심의를 거쳐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재계에 주주친화경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각 기업들은 주주참여 확대, 주총 분산 개최, 배당금 확대, 주식 액면분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주 요구에 응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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