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H&B 시장, 중소 화장품 플랫폼 '도약'

  • 송고 2018.03.09 09:04
  • 수정 2018.03.08 17:05
  •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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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입점 후 전체 매출 상승 효과, 기존 제품 잠식 효과 미미

메디힐·미팩토리 등 H&B스토어 업고 성장, 큐레이션 강화로 이색상품 강화

올리브영 강남본점 모습.[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강남본점 모습.[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화장품 유통채널의 신흥강자로 부상한 헬스앤뷰티(H&B)스토어가 중소기업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브랜드숍과 타깃층을 달리한 까닭에 입점 기업의 매출 성장을 뒷받침해주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B스토어가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으면서 오프라인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클리오는 지난해 H&B채널에 대한 매출이 전년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35% 증가한 624억원 가량이 H&B채널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H&B스토어와 뷰티 편집숍인 클럽클리오 간 카니발리제이션(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이 우려됐지만 타깃층이 달라 매출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클럽클리오는 브랜드 클리오, 페리페라, 구달 등의 제품을 판매한다.

국내 H&B스토어에서 성장을 확인한 클리오는 중국 H&B스토어에까지 발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자사 브랜드 페리페라의 테스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메디힐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 역시 H&B스토어를 통해 입지를 확대한 기업이다.

입점 당시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운영 매장이 없었지만 마스크팩이 히트를 치며 국내 마스크팩 1위 브랜드로 부상했다. 현재 메디힐의 국내 매출 중 약 80% 이상이 H&B스토어를 통해 발생한다. 지난 2016년 메디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15억원과 128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67%, 120% 증가했다.

올리브영 매장.[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매장.[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화장품 벤처 미팩토리는 지난 2016년 2월 올리브영에 입점한 '미팩토리 3단 돼지코팩'을 통해 전환기를 맞았다.

미팩토리 돼지코팩은 온라인에서 피지를 뽑으며 쾌락을 느낀다는 '피르가즘' 등 신조어를 만든 제품이다. 올리브영 MD(상품기획자)가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던 제품을 손바닥만한 사이즈로 줄일 것을 제안해 흥행에 성공했다.

H&B스토어가 가성비 중심의 제품, 이색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숍과 다른 차별화 요소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MD의 큐레이션 역량 역시 높아지면서 온라인 히트상품을 오프라인에 바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

H&B스토어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14% 성장을 지속하면서 2조75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5.7% 비중까지 상승하며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H&B스토어는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히트제품을 발굴해내는 MD의 역량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화장품 유통채널로서 입지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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