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하나은행...최흥식 금감원장 모략설까지 '설상가상'

  • 송고 2018.03.13 11:13
  • 수정 2018.03.13 11:17
  • 차은지 기자 (chach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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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하나금융, 지속된 갈등 속 최 원장 채용청탁 의혹 고발 의혹

검찰 수사 중 채용비리 의혹에 최 원장 사퇴로 이달 말 주총 부담

KEB하나은행 신사옥 관련 이미지.ⓒ연합뉴스

KEB하나은행 신사옥 관련 이미지.ⓒ연합뉴스

KEB하나은행이 금융권내 채용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가운데 최근 사퇴한 최흥식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등 또 다른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데 이어 고위 간부들이 구속되는 등 어어려운 상황을 겪은데 이어 이번에는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최흥식 금감원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맞닥들인 상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시절 지인 자녀의 KEB하나은행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일 때 대학 동기로부터 자기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그의 이름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 원장은 채용청탁 의혹과 관련해 내부 추천을 했을 뿐 청탁 압박은 없었다며 결백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KEB하나은행 또한 최 원장이 채용 과정에 개입하거나 해당 인물의 평가 점수를 조작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으나 의혹의 시선을 거두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최 원장이 임원으로 재직할 동안 내부에 신입직원을 추천한 것 자체가 채용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사장이 추천한 인물에 대해 청탁이 없었다는 해명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최 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지 3일만에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금감원은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KEB하나은행은 최근 금감원 조사로 밝혀진 채용비리 혐의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혐의들은 2016년 발생한 것이지만 여기에 최 원장 채용비리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금감원은 최 원장의 채용 청탁 의혹이 불거진 2013년까지 검사 범위를 확대해 더욱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11월 당국은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 선임과정이 '셀프연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 1월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보류하라고 제동을 걸기도 했으나 하나금융은 이를 따르지 않고 예정대로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강행하며 묘한 기류를 형성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하나금융이 고발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과거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공개하면서까지 금감원과 충돌할 이유가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 원장의 사의로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이 일단락 되는 것처럼 보이나 검찰 수사결과, 시중은행 행장이나 금융지주 CEO들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확정해야 하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 단계에서 채용비리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정태 회장의 3연임 가도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으로 채용비리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은행들이 모두 긴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금융권 채용비리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 폭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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