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제약사는 신약개발 전쟁중"

  • 송고 2018.03.14 14:47
  • 수정 2018.03.14 17:49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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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유나이티드·현대 등 매출의 10%이상 R&D투자

파킨슨, 당뇨 등 글로벌 수요 높은 신약에 집중

ⓒ국가연구안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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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제약사의 반란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매출 1000억원대 규모의 제약사들이 소규모 자본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규모를 대폭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 및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 유나이티드제약, 현대약품 등 매출 규모가 크지않은 중소형 제약사들이 지난해 매출의 10% 이상을 신약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업계 전체 평균 R&D 비중이 한 자릿수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비율이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R&D비용으로 썼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매출액 1507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3분기까지 총 225억원을 신약개발에 투자했다. 매출 대비 20.18%에 달한다. 2015년 14.08%, 2016년 18.36% 등 최근 몇 년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발표 직전이라 연간 R&D 규모는 공개가 어렵다. 다만 매년 20% 비중으로 R&D 비용을 꾸준히 높게 책정하고 있다"며 "당뇨약은 지난해 2상후기에 들어가 진행중이고, 파킨슨관련 치료제는 2상후기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은 현재 파킨슨 치료제 레보도파 요법과 관련된 이상운동증(LID) 치료제 'JM-010'와 당뇨병 치료제 'MLR-1023', 표적항암제 'YN968D1' 등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바이오유럽 스프링'에 참석해 40여개사와 신약 관련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약품도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보다 많은 금액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경구용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 'HD-6277'을 개발 중인 현대약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의 10.8%인 14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초 의약품 R&D부문 출신 오너 3세 이상준 사장이 총괄대표에 오르며 회사의 신약개발 확대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매출 1305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부광약품의 표적항암제, 현대약품 당뇨 후보물질 등 이들 두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국가 R&D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핵심 과제로 선정돼 임상 연구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개량신약 강자 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몇 년간 매년 2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신약 R&D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R&D 규모는 매출의 13%가 넘는 193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1970억원, 영업이익 31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항혈전제 '실로스탄CR', 기능성 소화불량제 '가스티인CR' 등 개량신약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서방형 제제 바이오신약 개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제약산업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10개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2011년 11조4372억원에서 2016년 20조126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1년 8.5%에서 2016년 8.9%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절대적 비용으로 따져보면 대형제약사들과 견주기 어려운 규모지만 장기적 성장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며 "영업적자에도 공격적 투자를 진행했던 몇몇 회사들이 좋은 결과를 내면서 자극을 받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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