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개정] GM, 한국지엠 수입 기지화 길 활짝

  • 송고 2018.03.26 11:40
  • 수정 2018.03.26 11:40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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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영향은 미미…미국 수입차 문호 확대로 GM 수입 활발해질 듯

현대차, 픽업트럭 향후 미국 수출 전략에 영향 불가피

미국 GM으로부터 직수입되는 볼트EVⓒ한국지엠

미국 GM으로부터 직수입되는 볼트EVⓒ한국지엠

한국지엠을 통한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차량 수입 문호가 더욱 확대돼 국내 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 미국 자동차 수출은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픽업트럭의 미국내 관세 유지로 향후 현대자동차의 픽업트럭 수출에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26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의 원칙적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화물자동차(픽업트럭)의 관세 철폐기간을 연장하고 안전과 환경 기준에서 일부 유연성을 확대했다.

미국의 요구로 픽업트럭의 관세 철폐 기간을 현재 10년차인 2021년에서 20년 연장한 2041년으로 연장했다. 우리나라가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픽업트럭은 없는데도 미국이 픽업트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 조치를 취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법인의 요청으로 픽업트럭 개발에 들어간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산타크루즈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280만대로 전년보다 5%가량 늘어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픽업트럭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 진출의 시기 및 방향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픽업트럭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 진출 시기와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차 수입 개방폭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미국차 점유율이 늘어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한국지엠을 통한 GM의 미국 생산 차량 수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서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한 경우 5만대까지 한국 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키로 했다. 현재 2만5000대까지 인정되던 것 보다 두배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연비와 온실가스의 현행 기준은 2020년까지 유지하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차기 기준을 설정할 때 미국 기준 등을 고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배출가스도 휘발유 차량에 대한 세부 시험절차와 방식을 미국 규정과 조화를 맞추도록 했다.

이로써 미국 차 수입을 약간이라도 방해할 수 있었던 걸림돌이 사실상 거의 대부분 제거돼 미국차 수입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GM의 계열사인 한국지엠은 준대형 세단 임팔라, 전기차 볼트EV, 스포츠카 카마로 등을 미국에서 직수입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판매량은 임팔라 332대, 볼트EV 5대, 카마로 40대로, 한국지엠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2015년 9월에 수입 판매를 시작한 임팔라는 출시전 약 4000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지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9월 한달에만 1600여대가 출고됐다. 당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임팔라의 부평 2공장 생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초 국내 생산 조건이 월 1000대, 연 1만대 판매에서 연 3만대로 확대되면서 노조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는 한미FTA 협상에 따른 한 제조사의 수입이 2만5000대가 넘을 경우 안전기준 등을 한국 기준에 맞춰야하는 부분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올해 유일한 신차로 2분기 중으로 중형 SUV 에퀴녹스를 수입해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판매량이 절반가량이나 줄어들고 있는 한국지엠은 볼륨 차량인 에퀴녹스가 올해 농사의 승패를 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미FTA 개정협정이 에퀴녹스를 직수입해 바로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이러한 GM에 유리한 구도로 진행된 데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이사인 제임스 김 전 한국지엠 사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제임스 김 전 사장은 2016년 임명된 뒤 지난해 돌연 사임하고 암참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돌연 사임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기도 했지만 한미FTA 재협상 논의가 본격화될 즈음에 암참 대표이사로 자리를 이동, 미국과 한국의 협상에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제품 라인업의 국내 시장 확대도 예상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입차에 대한 문화 개방으로 미국 차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내 시장의 자동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잘 팔릴지 여부는 미지수로 상품성이 없으면 눈이 높은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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