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건 팔기도 어려워요"…강남 재건축시장 '꽁꽁‘

  • 송고 2018.04.16 15:49
  • 수정 2018.04.16 15:49
  •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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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본격화' 강남 재건축 매수·매도자 관망세 심화

재건축 시장 오름폭 축소…30주만에 최저 상승률

강남 재건축 단지 모습ⓒEBN

강남 재건축 단지 모습ⓒEBN

"숨고르기 중인 매도자들은 매물의 호가를 내리지 않고 매수자들도 급매물을 찾거나 동향만 알아보는 등 소극적인 모습이에요."

연이은 규제 본격화로 강남 재건축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달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매수 문의가 끊기는 등 관망세가 심화된 모습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현행 양도소득세 기본세율 6~40%에 10~20%포인트를 추가 과세하는 내용이다. 서울 전역을 비롯해 전국 40여 곳의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보유주택을 매도할 경우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가 추가 중과된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도 9주째 둔화된 모습이다. 양도소득세 중과 회피를 위한 매물이 거래된 이후 매도·매수자 모두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며 간간이 급매물을 찾는 매수 문의만 이어졌다. 재건축시장 역시 숨고르기가 이어지면서 0.04% 상승해 오름폭이 축소됐다.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30주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강남권 거래량 감소도 눈에 띈다. 지난 14일까지 신고된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총 88건으로 일평균 6.3건에 그쳤다. 작년 4월 일평균 16건, 올해 3월 25.3건이 신고된 것과 비교해 각각 60.7%, 75.1%가 감소한 것이다.

16일 강남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시장이 숨죽이고 있다. 당장 거래 가능한 물건 자체가 절대적으로 줄어든 데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개포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시행 전에 계약이 좀 이뤄졌지만 지난주부터 매수·매도자 모두 문의가 뜸하다"며 "거래 자체가 없으니 호가도 없고 그냥 눈치보기만 계속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매수세가 붙지 않은 상황이다. 대치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는데다 초과이익환수금이 상당해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잠실주공 5단지도 마찬가지다. 5단지는 올 초 대비 1억~3억원 싼 값에 거래됐지만 양도세 중과로 거래는 잠잠하다.

잠실동 C부동산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빠지길 기다리고 있지만 매도자들은 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 자체가 가라앉아 매수·매도자 발길이 많이 끊긴 상태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도 조용하다. 특히 이 곳은 안전진단 강화 조치 이후 투자자 추가 유입은 끊긴 분위기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안전진단 강화 조치 이후 현재까지 너무 조용하고 매수자는 물론 매도자도 전화 한통 없다"며 "아직 팔겠다고 추가로 내놓는 매물이 없고 매수 문의도 없다.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물량이 워낙 적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매수·매도 심리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한아름 부동산114 연구원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DSR 시행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까지 겹쳐 아파트시장이 조용해졌다"며 "아파트 시장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보유세와 금리 인상 시기가 아직은 불분명한 만큼 매도·매수자 간의 눈치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아파트값 과열 현상과 투기수요를 억제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대책은 거의 다냈기 때문에 한동안 투자 심리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며 "부동산 매매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관망세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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