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수장교체②] 김광수 넘어야할 산은?

  • 송고 2018.04.22 00:00
  • 수정 2018.04.22 00:12
  • 이송렬 기자 (yisr020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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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중심 글로벌 전략·보험등 비은행 강화 '과제'

김용환 회장 그림자 벗어나 독자적 경영할지 주목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농협금융지주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내정됐다. 김광수 내정자가 풀어야할 과제로는 글로벌과 비은행부문 강화로 지목된다.

또한 김용환 회장이 워낙 다양한 부문에서 농협금융의 체질을 개선시킨 만큼 김 회장의 그림자를 벗어나 자신의 색채를 얼만큼 드러낼 것이냐도 관전 포인트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이사회·주주총회를 거쳐 김광수 내정자를 최종 선임한다. 임기는 오는 29일부터가 될 전망이다.

김광수 내정자가 임기를 시작하게 되면 우선 올해 농협금융지주가 방점을 찍고 있는 글로벌 사업 부문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을 거점을 해외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베트남 은행인 Agri Bank와 무계좌 송금서비스, 미얀마 HTOO그룹과 농기계 유통을 연계한 금융사업협력, 중국 공소그룹과의 합작사 설립, 인도네시아 중소형 은행 인수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해외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다만 현지 금융당국에서 인가가 늦어지고 있고 농협금융이 타 지주에 비해 해외사업에 늦게 뛰어들어 실적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김 내정자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타 금융지주에서도 항상 지목되고 있는 비은행부문 강화도 김 내정자의 주요 과제다.

농협금융은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NH농협캐피탈, NH-아문디자산운용, NH저축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 총 7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은행과 증권이 주도했다.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6521억원, 증권의 당기순익은 3501억원으로 농협금융의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두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실적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김 내정자는 이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금융권에서 최근 화두로 꼽히고 있는 디지털을 타 지주와 차별점을 가지며 농협금융에 접목시킬지 역시 당면한 과제로 지목된다.

농협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의 트렌드가 글로벌과 비은행부문 강화, 디지털 등에 방점이 찍힌 만큼 새 회장이 선임돼도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사업 포트폴리오가 조금씩 변경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김용환 현 회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얼마나 독자적인 경영을 해나갈지도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김용환 회장이 쌓아올린 것들을 이어 받는 김광수 내정자는 어느 정도 틀이 갖춰진 조직에서 다양한 사업에 나서 실적 개선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임종룡 위원장부터 조금씩 쌓아온 것들이 김용환 회장 임기 내에서 효과가 나타나면서 농협금융이 큰 성장을 이룬 것처럼 김광수 내정자 임기 내에서도 김용환 회장이 쌓아놓은 것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겠느냐"고 귀띰했다.

반면 앞서 김용환 회장이 한 획을 그었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용환 회장의 후광이 너무 커 김 내정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잘하면 보통, 못하면 쪽박'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전경.ⓒ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전경.ⓒ농협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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