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실력만으로 빚어낸 실속형 고급대형세단 THE K9

  • 송고 2018.04.21 07:00
  • 수정 2018.04.21 10:19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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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제네시스 EQ900 보다 작고 G80 보다 큰 차제

고급 수입 대형 세단 능가하는 성능과 승차감, 그리고 스마트까지

거품없는 합리적인 가격

THE K9ⓒ기아차

THE K9ⓒ기아차

기아자동차가 6년만에 완전변경해 출시한 THE K9이 브랜드라는 거품없이 실력 하나만으로 고급 대형 승용차 시장에 당당히 입성했다.

1세대 K5, 최근 나온 스팅어 등이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붙여도 과하지 않다. THE K9을 이 범주에 포함시킨다고 해서 별반 이론은 없어 보인다.

기아차는 주행성능과 승차감 등은 물론 똑똑함까지 플래그십이 갖춰야할 품격을 THE K9을 통해 손색없이 구현했다. THE K9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한다면 기아차라는 브랜드일 텐데 이를 뛰어난 가성비의 실속형 고급 대형 세단이라는 역설을 통해 극복했다. 경쟁 수입 고급 플래그십 세단과 차별화된 지점이다.

웅장하고 기품있는 겉모습과 함께 고급스런 내장에서 플래그십 세단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1억원을 훌쩍 넘는 고급차 브랜드의 플래그십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스런 내장을 THE K9은 제공하고 있다.

THE K9은 전장 5120mm, 전폭 1915mm, 전고 1490mm, 축거 3045mm로 기존 K9보다 전장 25mm, 전폭 15mm, 축거 60mm 더 커졌다.

THE K9ⓒ기아차

THE K9ⓒ기아차

독일 고급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와 BMW 7시리즈와 대체로 비슷한 크기다. 하지만 제네시스 G80보다는 조금 크고 EQ 900보다는 전장이 85mm, 축거 115mm 작아 한지붕 안에서의 차체 크기의 차별화된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런 이유들 때문일까. THE K9은 영업일기준 19일만에 3200대의 계약 실적을 냈다. 고급 수입차와 대형 세단 보유자 비중이 60% 이상으로 고급 대형 세단 시장에서 THE K9의 존재감이 슬슬 확산되고 있다.

타깃 고객층인 40~50대가 70% 이상에 달했다. 3.8리터 엔진을 선택한 고객은 전체 80%에 달했으며, 고성능 3.3 터보는 11%에 그쳤다. 역시나 고급차다보니 VIP 시트를 선택한 고객은 절반에 달했다.

THE K9ⓒ기아차

THE K9ⓒ기아차

기아차는 “역동적인 주행감성의 오너 드라이브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쇼퍼드리븐(차주가 뒷좌석에 앉는차) 오너 모두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THE K9의 진면목은 직접 타보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다. 겉은 화려해도 속빈 강정인 경우가 종종 있지만 시승을 통해 경험한 THE K9은 겉의 화려함 보다 속이 더 알찬 느낌이다.

THE K9의 운전대를 잡고 롯데 시그니엘을 출발해 더 플레이어스GC까지 편도 77.7km를 달렸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도심주행은 약 10km, 고속도로 주행은 약 56km, 지방국도 약 10km 등 다양한 도로상황을 접하면서 THE K9의 주행감성을 체험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200km 이상 어렵지 않게 넘어간다. 그러나 그 속도에서도 요란하지 않다. 시속 100km 정도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THE K9ⓒ기아차

THE K9ⓒ기아차

370마력에 52.0kgf.m 토크를 내는 3.3 T-GDi 엔진 성능은 차고 넘친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스마트 등 총 5가지의 주행모드에 따라 각기 다른 운전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세팅했다. 엔진 토크와 변속, 핸들 조작감과 연동해 좌우 바퀴의 제동력과 전후륜의 동력을 가변 제어하는 전자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가능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다이나믹한 엔진 사운드로 달리는 맛이 공감각적으로 확대된다.

단단하고 균형감 있는 서스펜션으로 곡선 구간에서는 착 감기는 핸들링으로 마음이 놓인다.

게다가 앞, 뒤좌석간 대화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평상시처럼 자연스럽다. 바퀴에서 올라오는 소음에서부터 차체와 공기의 마찰로 인한 풍절음을 더 섬세하게 잘 다듬어 차단했다. 진일보한 외부 소음 차단은 THE K9이 고급차로서의 품격을 형성하는 탄탄한 기본기다.

승차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다. 타이어로부터 노면의 질감이 전달되지만 승차감에 해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거친 노면에서의 부드러운 승차감에 THE K9을 다시한번 평가하게 된다. 도로 노면의 특성에 따라 1024개로 세분화해 실 도로환경에서 최고 수준의 승차감을 구현했다.

THE K9ⓒ기아차

THE K9ⓒ기아차

특히 THE K9은 전모델보다 훨씬 똑똑해 졌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최첨단 기능들을 모두 탑재했다. 고속도로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졌다. 차로 유지보조(LFA)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 국내 최고의 18가지 기술이 적용돼 자율주행과 안전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속도를 줄이고 높이고 직선을 비롯한 곡선 구간에서도 도로 중앙으로 차체를 유지해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준다. 도심 정체구간에서 이러한 기능이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차선을 바꿀때는 사각지대를 디스플레이로 보여줘 안전을 높였다. 또한 국산 대형세단 최초로 12.3인치 UVO 3.0 고급형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차고 넘치는 성능으로 직접 운전대를 잡는 맛이 상당하지만 후석 ‘쇼퍼 드리븐’ 세단의 역할도 충분하다. 분할시트가 4대2대4 분할 방식을 적용해 안락하고 고급스런 실내 거주성을 구현했다. 전석 화면과 독립적인 후석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체 운행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후석 전체 경로 모드 등이 탑재됐다.

시승한 차량은 3.3 T-GDi 그랜드 마스터즈 85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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