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기세 어디로?…해외건설 수주, 작년 불황 데자뷔

  • 송고 2018.05.30 14:47
  • 수정 2018.05.30 14:47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 url
    복사

올해 누적 해외수주액, 10년래 최저수준인 작년만도 못해

저유가 여파 및 정세 악화에 중동지역 수주 반토막 원인

해외건설 현장 모습, 본문과 무관함.ⓒEBN

해외건설 현장 모습, 본문과 무관함.ⓒEBN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먹을거리로 선언했던 해외수주 부문이 연초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휘청거리고 있다.

아시아 지역 수주 활성화에도 기존 텃밭이었던 중동 지역 수주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 성수기인 하반기가 남았다고는 하나 현재 추세대로라면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의 수주액을 기록했던 지난 2017년의 데자뷔가 될 가능성이 크다.

3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누적 해외수주액은 13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34억5000만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다.

올해 들어 누적 해외수주액이 전년 수준에 못 미친 것은 이번 달이 처음이다.

전년 대비 해외수주액 성장률은 월별로 지난 1월 말 98.79%, 2월 말 80%, 3월 말 11%로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말 1% 성장에 그치더니 결국 이번 달 들어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중동 지역 수주액 급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해당 지역 수주액은 현재 37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8% 급감한 상태다. 아시아 등 타 지역에서의 수주액은 증가세이나 중동 지역 감소세를 메꾸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동은 전통적으로 국내 건설사들에 가장 많은 수주액을 안겨준 지역이다. 그러나 2년여 전부터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발주량도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이달 초에는 미국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중동정세가 악화, 발주 기대감마저 사라졌다.

삼성물산 등이 대부분의 해외부문 영업력을 유가에 덜 민감한 아시아 지역에 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심화로 국내사업 부진이 예상되자 올 초 앞다퉈 해외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언했던 대형 건설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지난해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건설사들은 저유가가 절정에 이르렀던 2016년 282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이는 398억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다. 이듬해에도 290억 달러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정세가 불안정한 데다, 하반기에도 원화 강세 지속으로 이 지역에서의 수주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라며 "대외변수는 자체적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