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중소조선소 지원”…RG 막혀 계약무산 위기

  • 송고 2018.06.12 16:23
  • 수정 2018.06.12 18:14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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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사 발주한 석유화학제품선 등 RG 발급 무산시 계약 취소

작년 수주 선박 RG 미발급에 취소 "정부, RG 관련 지원 미흡"

한국야나세통영조선소 전경.ⓒ한국야나세 홈페이지

한국야나세통영조선소 전경.ⓒ한국야나세 홈페이지

한국야나세 통영조선소가 석유화학제품선을 비롯한 최대 2척의 수주 선박에 대한 금융권의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이 막히면서 또다시 수주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회사는 지난해 수주한 동형급 선박에 대한 RG 발급이 안돼 계약이 취소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RG 발급 여부를 기다리며 속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나세는 한달여 전 수주한 선박에 대한 RG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야나세는 지난 5월 초 국내 2곳의 선사로부터 3500DWT급 석유화학제품선 1척과 5000㎥ 준설선(모래를 파내는 선박) 1척 등 총 2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선박을 기한 내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발주사에 계약금의 일부인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RG 보증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 선사는 RG 발급을 확인한 후 최종계약에 서명하며 이를 발급받지 못하면 수주계약은 취소된다.

한국야나세는 국내 선사들로부터 시장에서 형성돼 있는 가격에 이들 선박을 수주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동형급 석유화학제품선을 시장가격보다 높게 수주했음에도 RG 발급이 안돼 계약 취소를 경험했던 한국야나세는 이번에도 고심 끝에 지난달 15일 KDB산업은행에 RG 발급을 신청했다.

통상 선사들은 선박 발주를 결정한 이후 RG 발급까지 최대 2개월을 기다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야나세는 내달 중순까지는 RG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기간 내에 RG 발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 334억원 규모의 선박수주는 이번에도 물거품이 된다.

아직까지 RG발급을 받지 못한 한국야나세는 급한대로 준설선 건조를 맡긴 국내 발주사에 양해를 구해 RG 발급 기한을 연장했다. 또 석유화학제품선 발주사에 대해서도 RG 발급 기한 연장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RG 발급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선박 가격이 오르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야나세가 수주한 선박이 저가 수주라는 이유를 반복하며, RG 발급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특히 한국야나세를 비롯한 중소 조선업계에 대해 정부가 지난해 RG 재원을 마련해 RG 발급을 지원해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금융권의 RG 발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야나세 측은 "지난해 수주한 선박도 동형급 유조선이었으나 국책은행으로부터 RG발급이 안돼 계약이 취소됐다"며 "한국 조선업계, 특히 중견조선사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국야나세 통영조선소는 지난 2013년 삼호조선을 인수한 이후 선박 수리·개조사업에서 나아가 신조사업을 시작했다. 1991년 6월 설립 후 해치커버, 라싱브릿지, 터그보트 등을 주로 생산해온 한국야나세는 삼호조선 인수 후 영업인력을 확충하며 석유화학제품선을 중심으로 수주실적을 올리는 등 신조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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