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상승세 꺾이나?

  • 송고 2018.06.19 00:00
  • 수정 2018.06.18 17:44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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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시장 점유율 작년 7월 3%, 올해 2월 8.6%

식약처 발표 및 보건부 혐오그림 부착 결정 큰 타격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왼쪽부터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왼쪽부터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날개 돋힌 듯 팔리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연구기관인 식약처가 덜 유해하단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발표 이후 아직 판매량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향후 부정적 영향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19일 담배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총 7870만갑이 판매됐다. 1개월에 984만갑이 판매된 꼴이다.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4월까지 총 9700만갑이 판매됐다. 1개월에 2425만갑이 판매된 꼴이다. 작년보다 올해 판매가 2.4배 더 늘었다.

또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은 2017년 7월 3%에서 2018년 2월 8.6%로 크게 증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대표 제품인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가격은 기기값만 12만원(정가기준)이고, 담배(히츠)값은 갑당 4500원이다. KT&G의 릴과 BAT코리아의 글로도 대동소이한 가격대이다.

이처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급증한 것은 일반담배보다 유해성이 덜하다는 홍보 영향이 크다.

필립모리스는 자체 연구결과 아이코스의 유해성분이 일반담배보다 90% 가량 감소했다고 홍보했다.

오는 12월23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착되는 혐오그림.

오는 12월23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착되는 혐오그림.

또한 18일 발표한 임상실험 결과에서도 아이코스로 전환한 사람들이 6개월 후 8가지 신체평가지표에서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미국 약 1000명을 일반담배 흡연자와 아이코스 전환 사용자로 나눠 6개월간 신체반응을 측정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는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식약처의 발표 요점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고,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님 △궐련형 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 △세계보건기구(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 없음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음 등이다.

담배업계가 우려하는 일은 그 다음 일이다. 보건복지부가 식약처의 발표를 근거로 오는 12월23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혐오그림을 부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보건부는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착하던 주사기 그림은 금연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판단, 암에 걸린 장기 그림을 부착하기로 했다.

식약처 발표 이후 2주 가량이 지난 현재까지 아직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아직 판매량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며 "소비자들도 누구의 말이 옳은지 혼동스러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혐오그림은 담배 판매 및 흡연률을 떨어트리는데 효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09년 경고그림 도입 비용편익효과 분석 결과 캐나다(2000년) 담배사용 1% 감소, 호주(2003년) 흡연률 3% 감소, 영국(2008년) 흡연자 수 0.5% 감소했다.

업계는 혐오그림 부착 정책이 다른 나라로 확산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세계 30여 나라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혐오그림 부착이 결정된 상태다.

다른 나라까지 혐오그림이 부착된다면 필립모리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새장의 문을 연 장본인이자, 30여 나라에 판매하고 있는 시장 1위업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G나 BAT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 세계 판매가 상대적으로 적어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필립모리스는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혐오그림 정책이 확산되지 않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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