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vs 지방, 분양시장 양극화 간극 커진다

  • 송고 2018.07.09 15:26
  • 수정 2018.07.09 16:21
  •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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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핀셋규제로 지방 분양시장 '울상'

경남도내 미분양 아파트 7개월째 전국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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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지방간의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여파와 대규모 입주물량, 주택시장 경기 침체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가 빈번한데다 미분양 물량까지 쌓이고 있다.

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견본주택에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있지만 지방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입주물량 증가와 금리인상, 인구유출 등 여러 요인으로 수요자들이 청약을 꺼리는데다 충분한 수요조사 없이 무작정 공급되는 게 주된 요인이다.

실제 서울 분양시장에서는 '로또 청약', '강남불패'라는 말이 끊이질 않는 등 열기가 여전하다. 지난달 분양했던 '고덕자이'(고덕주공6단지 재건축)와 '래미안 목동아델리체'(신정뉴타운 2-1구역을 재개발) 모두 연이은 대책에도 로또 기대감으로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록했다.

'고덕자이'는 49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5395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31.1대1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래미안 목동아델리체'에는 39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90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25.54대1을 기록했다.

앞서 올해 첫 강남에서 분양했던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도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25.22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 지역에서 마감됐다. 이밖에 강남구 논현동 '논현IPARK'도 18.32대 1, 영등포구 당산동5가 '당산센트럴IPARK'(상아현대 재건축)는 7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분양가 억제 정책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자 수억원의 차익을 노린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반면 지방권은 분양시장 분위기가 서울과는 180도 달랐다. 서울이 '열탕'이면 지방은 '냉탕'이라는 게 전국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부동산 전문가의 단적인 평가다. 경남과 경북, 충남, 강원 등 주요 지방의 경우 지난 2015년 76만여 가구가 넘는 인허가 물량이 한꺼번에 입주 시즌에 진입, 소화불량을 겪는 상황이다.

아울러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남(2만1630가구), 경북(1만410가구), 충남(2만1609가구), 강원(1만2979가구) 등에서는 올해도 새 아파트 공급이 줄을 잇는다.

미분양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5월 기준 서울은 전체 미분양 가구수가 47가구인 반면 지방은 전체 미분양 물량이 5만3호로 집계됐다. 특히 경남도내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는 1만4955가구로 7개월째 전국 최다를 기록 중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자의 '옥석가리기' 본격화로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이거나 지방 중에서도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 아니라면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강화한 규제가 되레 지방 부동산 시장만 죽였다고 지적한다. 특히 올해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이 예년보다 늘어날 예정으로 청약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분양업계의 중론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양극화만 초래하고 있다"며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규제 완화나 수요자를 위한 금융 지원 등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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