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중국사업 다시 챙긴다

  • 송고 2018.07.11 10:54
  • 수정 2018.07.11 11:05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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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광저우 OLED 공장 최종 승인, SK하이닉스도 장쑤성에 파운드리 공장 준비 한창

LGD 광저우 OLED공장 조감도. ⓒLG디스플레이

LGD 광저우 OLED공장 조감도. ⓒLG디스플레이

LG·SK 등 재계가 부진의 늪에 빠졌던 중국 사업을 다시 챙기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한동안 맥이 끊겼던 양국 재계가 다시 교류를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재계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가 현지 사업 가속화와 함께 중국 기업과의 합작투자 추진을 발표하는 등 중국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중국 정부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건설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지난해 7월 회사 측이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한 지 1년 만이다.

광저우 OLED 법인은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가 각각 70:30의 비율로 투자한 합작사다. 자본금 2조6000억원을 비롯해 총 투자 규모는 약 5조원이다. 현재 8.5세대(2200 x 2500) OLED 생산공장을 건설 중으로 2019년 하반기 양산 예정이다.

광저우 공장은 향후 월 9만장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중국 정부 승인을 받기까지 두번의 고비를 넘어야 했다. 이 회사가 처음 광저우공장 설립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7월 말이었다.

통상적으로 45일이면 마무리될 투자 심의는 5개월이나 걸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6일에야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재료의 국산화 비중 △기술 유출에 대한 보안 대책 마련 △차세대 기술의 국내 투자 등의 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최대 패널업체 BOE의 반대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설립은 계속 지연돼 왔다.

SK하이닉스 역시 사드 해빙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속 작업에 한창이다. 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하이닉스)는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는다. 공장 착공은 하반기부터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200mm 반도체 제조장비 등 유·무형자산을 현물 투자해 합작법인을 운영한다. 우시산업집단은 공장 및 설비, 용수와 전기 등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에 건설되는 공장은 2019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으로, 기존 충북 청주 M8 공장의 장비를 2021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이설해 고객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의 M8 공장은 고객의 주문을 받아 200mm 웨이퍼에서 110나노미터 이상의 비교적 오래된 기술을 기반으로 아날로그 반도체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고객이 국내에 한정돼 있고 수익성이 낮아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최근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현지로 생산시설을 옮겨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도 높여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대한 선순환 구조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사드 배치 갈등으로 촉발된 한국과 중국 사이의 냉랭한 기류가 본격적인 해빙 모드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 리커창 총리가 한국과의 경제 소통창구를 재가동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사업이 다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면서 각 기업들이 부진의 늪에 빠졌던 중국 사업을 서둘러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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