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임상진 생활맥주 대표 "맥주는 내 운명, 맥주 플랫폼 만들고 싶어"

  • 송고 2018.07.13 00:00
  • 수정 2018.07.13 11:05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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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프로그래머 일하다 "동네서 맛있는 맥주 먹어보자" 창업 결심

직영 10개 포함 170개 가맹점 운영, 지역맥주와 콜라보사업 강화

생활맥주 임상진 대표.

생활맥주 임상진 대표.

잘나가는 외국계it 기업의 프로그래머이자 영업대표였던 그는 개인 사업의 열망으로 15년전 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맥주를 사랑한 그의 마음 한구석엔 늘 의문이 있었다. "맥주도 맛있고, 안주도 맛있는 그런 매장은 왜 없을까?" 그리고 결심했다. "그래 내가 직접 해보자." 2014년 5월 서울 여의도 KBS별관 앞에 수제맥주 전문점 '생활맥주'는 그렇게 탄생했다.

4년 뒤인 현재 생활맥주는 가맹점 170개를 거느린 제법 큰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했다.
생활맥주의 창업주인 임상진 대표(47)는 창업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프로그래머 일을 관두고 음식점도 해보고, 치킨집도 해보면서 두 가지를 느꼈어요. 맥주가 수익이 많이 남는다는 것과 맥주가 맛있는 집은 치킨이 맛없고 치킨이 맛있는 집은 맥주가 맛없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내가 직접 해보자는 생각으로 생활맥주를 창업하게 됐죠. 저와 맥주의 만남은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생활맥주는 일반맥주가 아닌 크래프트비어(수제맥주)를 판매한다. 전국 20개 수제맥주 양조장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생활맥주의 전략은 동네에서 맛보는 고퀄리티의 맥주와 음식이다.

"사실 동네에서 고퀄리티의 맥주를 먹기는 힘들자나요. 거꾸로 생각했어요. 동네에서도 얼마든지 맛좋은 맥주와 안주를 먹게 하자. 그래서 수제맥주를 팔기로 하고, 이름도 생활맥주로 지었어요. 줄여서 생맥이죠."

맛있는 맥주의 생명은 제조도 중요하지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임 대표는 맥주 맛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다.

"대부분의 시중 맥주집들은 관 청소 등 관리를 잘 안해요. 그러다 보니 맥주 본연의 맛이 떨어지죠. 저는 이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점주들에게 가장 신경써서 교육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 19명 밖에 없는 씨서론(맥주자격증) 취득자 가운데 한명이 직원으로 있고, 16명의 비어서버가 있어 이들을 통해 가맹점을 관리하고 있어요."

임 대표는 현재 10개의 직영점을 더 늘려 가고 있다. 직영점은 가맹점 관리와 브랜드 유지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프랜차이즈는 직영점이 많아야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영점을 통해서 많은 메뉴를 테스트하고 고객에게 다양한 마케팅도 할 수 있어요. 또한 거기에서 쌓은 좋은 경험을 가맹점한테도 전수할 수 있고요. 많은 프랜차이즈들이 가맹점 늘리는데만 주안점을 두는데, 저는 직영점이 많고, 다점포도 많은 프랜차이즈가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점포는 한 점주가 여러 점포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생활맥주는 22개 매장이 다점포 매장이다.

최근 프랜차이즈산업의 최대 화두는 본사와 가맹점 간의 상생이다. 임 대표도 상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가맹점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가맹점 수에 대한 목표가 없어요. 내실을 다지고, 점주에게 좀 더 높은 수익을 주자는게 목표이에요. 이번달에도 감자 등 식자재와 포장재, 냅킨, 물티슈 등 부자재 가격을 15% 이상씩 내릴 예정이에요. 가맹점이 늘면서 식자재 구매파워가 커져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생겼어요. 이것을 점주들을 위한 마케팅 판촉, 식자재 인하, 시스템 효율에 사용하고 있죠."

임 대표는 최근 대기업의 수제맥주시장 진출과 수입맥주 판매 증가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신세계의 수제맥주 브랜드 데블스도어는 수제맥주를 보다 대중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또한 수입맥주 판매가 급증하는 것도 사람들에게 다양한 맥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봅니다. 맥주시장은 아직도 무궁무진합니다. 앞으로 더 큰 맥주시장이 열릴 거라고 확신해요."

임 대표는 우리나라가 제2의 맥주시장이 열리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수제맥주 양조장이 100개가 넘어요. 특히 양조장은 지역특화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어요. 생활맥주는 지역 맥주가 활성화되도록 콜라보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안동 생활맥주 매장에서는 안동 밀맥주가 판매되는데, 관광객들이 매장에서 지역의 특색있는 맥주를 맛보면서 더 큰 즐거움을 찾는 거죠. 이를 통해 맛이 검증되면 전국 매장으로 유통이 됩니다. 저는 생활맥주를 전국 소규모 양조장의 플랫폼이 되도록 하는 것이 사업 목표이에요. 이것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제2의 맥주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봅니다."

인터뷰가 있던 지난 10일 임 대표는 맥주 과세체계 개편 공청회에 다녀왔다. 그는 반드시 맥주 과세기준이 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나라들이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고, 이것은 지역맥주가 활성화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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