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올해 최악"…철강업계에 후판값 인상 자제 요청

  • 송고 2018.07.16 14:40
  • 수정 2018.07.16 16:29
  •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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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플랜트협회 "올해 최악 경기, 후판가격 인상 유보"

후판, 선박 제조원가 15~20%...가격 인상은 조선사 적자 심화

수주 절벽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조선업계가 철강업계에 조선소가 정상화 될 때까지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16일 자료를 통해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업 생존에 위협"이라며 "철강사의 상황에 대해 이해는 가지만 철강사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실적을 실현하고 있으니 조선소 경영 정상화 될 때까지 후판가격 인상을 유보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어 협회는 "올해 신조선가가 개선되고 있지만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여전히원자재가격 인상분 만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조선사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데 선박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후판까지 가격이 인상되면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건조량을 최근 10년간 연평균 건조량 1400만 CGT(이하 클락슨 통계 기준)보다 낮은 780만 CGT로 협회측은 예상했다.

또 협회는 "상반기 신조선 수주량은 496만 CGT를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건조량 601만 CGT 보다는 17%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최근의 시황회복은 2016년의 기록적인 수주저조에 따른 기저효과로 볼 수 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실적은 연간 목표대비 30~40%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완전한 시장회복기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협회는 "지난 2년간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도 철강업계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후판 가격 인상을 수용했지만 현 시점에서의 후판 가격 인상은 최근의 경영여건상 감내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올해 건조 선박은 적자를 감수하고 물량 확보를 위한 생계형 수주가 대부분으로 철강사의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사의 적자 심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철강사 역시 통상문제 등의 어려움이 있으나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환경규제, 수요증가 등의 시황 호조 영향으로, 전 철강사가 큰 폭의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으며, 적자 품목이었던 후판 제품도 연속 가격 인상을 통해 이미 채산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올해 한국 조선사의 후판 소요량을 약 420만t으로 예상, 상반기에 t당 5만원 인상에 이어 또다시 5만원을 인상한다면 산술적으로 올해만 약 3000억원의 원가부담이 추가될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업계와 상생 필요성도 강조했다.

협회는 "장기간에 걸친 조선 시장의 침체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는 조선산업에 연속적으로 후판가격 인상된다면 조선업계의 회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향후 조선시장이 회복돼 후판 생산과 공급 또한 확대가 되면 철강-조선의 동반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철강업계는 조선사들의 수주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철강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상반기에 이어 후판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업계 맏형인 포스코는 조선사들과 하반기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상반기에도 조선사 공급가격을 t당 5만원 가량 인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반기에 한 번씩 가격협상을 진행하는데 현재 하반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가격 인상을 추진함에 따라 현대제철, 동국제강 역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경우 상반기에 유통향 t당 9만원, 이달 3만원을 인상했다. 조선사로 나가는 후판도 소폭 올렸다.

그동안 철강사들은 조선업 불황 등으로 가격인상에 소극적이었다. 최근 3년간 t당 50만원 초반 대에 머무는 등 철강사들이 조선업 상황을 감안해왔지만 현재 대외환경에서는 더 이상 가격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 활황 당시에는 t당 100만~110만원 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원료탄 등 철강 원재료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이를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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