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보험사는 '4차혁명기술' 일성

  • 송고 2018.07.18 06:00
  • 수정 2018.07.17 20:44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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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인슈테크, 보험의 미래' 국제세미나 개최

AI 기반 보험금 허위청구 감정·자동견적시스템 등 '봇물'

미쓰이 스미토모보험 미치히로 마루야마(Michihiro Maruyama) 디지털전략 부문장이 17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보험개발원 주최 '인슈테크, 보험의 미래'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EBN

미쓰이 스미토모보험 미치히로 마루야마(Michihiro Maruyama) 디지털전략 부문장이 17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보험개발원 주최 '인슈테크, 보험의 미래'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EBN

자동차가 파손됐다. 손해사정사가 출동하지 않는다. 차량 파손 사진을 찍어 어플리케이션(앱)에 올리니 이미지 자동견적시스템이 가동된다. 차주가 스스로 견적을 내고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 중국 징유인터내셔널그룹이 개발한 '보험소비자 셀프서비스' 기능이다.

세계 각국 대형보험사들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수리비용과 업무시간을 단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보험개발원이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인슈테크, 보험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세미나에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영국, 중국, 일본 등의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보험산업에 활용되는 실 사례를 발표했다.

일본 미쓰이 스미토모보험 미치히로 마루야마(Michihiro Maruyama) 디지털전략 부문장은 '보험금 지급 디지털화를 위한 도전' 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한 업무효율 향상 및 최신기술 활용사례, 이미지 자동견적시스템 개발 등 인슈테크 적용현황을 설명했다.

미쓰이 스미토모는 일본에서 3번째로 큰 보험사로, 기존 IT부문 부서를 독립 개편해 디지털전략부를 올해 새로 신설하고 다양한 업무영역에서 '디지털화'를 진척하고 있다.

화상채팅을 활용해 현장 담당자와 심사 직원, 카센터 직원들이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의 보험금 지급심사에는 드론을 활용한다. 2년 전 구마모토 지진을 비롯해 올 6월 오사카 지진에 드론을 조사에 활용했고, 최근 홍수로 인한 피해지에도 이번 주말 드론 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를 활용한 보험금 지급업무 디지털화로 업무시간을 18%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한다. 보험금 허위청구도 인공지능으로 적발한다. 허위청구로 의심되는 제출 데이터엔 AI가 낮은 점수를 매기고, 과거 허위청구와 관여된 전력이 있는지 여부를 데이터화하는 등 종합적인 판단으로 사람이 미처 적발하지 못했던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도쿄대학 산하 벤처기업인 아리스마(Arithmer)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이미지 자동견적시스템은 현재 27종류의 부품을 95% 정확도로 인식할 수 있다.

미치히로 마루야마 부문장은 "800명 정도의 사내 손해사정감정인을 두고 있는데, 이 감정인들이 몇 만장이나 되는 관련 사진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기반으로 자동견적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최종적으로는 사진만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견적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에 '총력'을 쏟는 것은 미쓰이 스미토모뿐만이 아니다. 미치히로 부문장은 "가장 큰 회사인 손보재팬, 두 번째인 도쿄해상, 당사 모두 디지털전략 특화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엔 손보재팬이 실리콘밸리에 자회사를, 당사도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도쿄해상도 여러 곳에 거점을 만들어 운영하는 등 모두 힘을 쏟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 징유인터내셔널그룹 CEO 마타오(Ma Tao)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험서비스' 발표를 통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인슈테크 개발, 빅데이터 프로세싱 파워 및 인공지능 기술,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 보험사 제공방안 등을 설명했다.

이미지 자동견적시스템을 통해 차주가 스스로 견적을 내고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보험소비자 셀프서비스 기능,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사기방지시스템 등을 통해 수리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중안기술 인슈테크 매니저인 리유(Li Yu)는 '중안보험의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 적용'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슈테크, 인공지능 적용 보험서비스 사례 등을 소개했다.

블록체인을 닭 사육과정에 적용해 공급 및 도축, 전염병 확산방지, 유통단계 등을 추적관리하는 식품안전사고 방지시스템을 상용화 중이다. 인공지능의 텍스트 인식기능을 활용한 고객관리 시스템, 영상 분석 기반으로 주행정보, 운전습관, 도로환경 등을 파악해 위험율과 보험료 산출에 반영하는 UBI자동차보험(운전습관연계보험) 등 상용화된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영국 트랙터블의 아메드 하미드(Ahmed Hameed) 국제비지니스 본부장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보험금 지급' 발표를 통해 딥러닝의 핵심인 이미지 분석기술과 이미지 견적시스템 사용현황을 설명한 후 실제 차량 파손사진을 이용해 부위인식, 손상형태 파악, 수리비산출 과정 등을 앱을 통해 시연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정비공장이 활용할 경우 업무효율을 8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으며, 고객이 활용할 경우 손해사정 비용절감, 차량 수리기간 단축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향후 정비공장 청구 1000만 건 중 50% 이상을 보험사가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욱 금융감독원 국장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보험업계 임직원들에게 인슈테크 발전으로 상품개발부터 보상처리까지 기존 보험산업의 모든 가치사슬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해외 인슈테크 투자금액은 2013년 2억7000만 달러에서 2017년 22억9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 국장은 "보험업계에 인슈테크는 생존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혁신의 중요성을 깊게 인식하고, 내부 조직이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스타트업과의 협업체계를 구성해 '큰 물결'에 체계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은 "그동안 각 회사별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해외조사들이 이뤄진 바 있으나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해외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참여한 모든 보험사들이 해외 최신 정보와 동향을 편리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 보험산업 혁신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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