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이중근, 위기의 부영 구해낼까?

  • 송고 2018.07.19 17:00
  • 수정 2018.07.19 16:59
  •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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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지난 18일 건강악화로 구속 161일만에 보석석방

건강회복 중점…경영 복귀 여부 지켜봐야

부영그룹 사옥 전경.

부영그룹 사옥 전경.

18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구속 161일 만에 보석 석방으로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이중근 회장이 건강 악화로 풀려나긴 했지만 언제 공식 일정을 시작할지는 미지수다. 당분간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경영에 복귀하기 보다는 건강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수감 생활로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며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영일선에 바로 복귀하기보다 건강 회복과 사회공헌 활동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부영은 신명호 회장 직무대행 체재로 이 회장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신 회장의 임기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며 당분간은 경영 중점에서 이 회장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부영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이 수감생활로 강직성 척추염이 크게 악화됐고 고령으로 고혈압, 당뇨 등 건강이 나빠졌다"며 "우선 건강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경영 복귀 여부 및 시점은 추후 논의해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만약 경영에 복귀할 경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제약을 이겨내고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낼 수 있느냐는 이 회장의 경영능력을 판단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얼마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과 신뢰 회복이란 과제를 풀어낼지가 성공적 복귀의 관건이란 이야기다.

우선 부영은 부실시공 오명으로 임대주택사업의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회장이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면서 편법으로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 사유에 포함됐기 때문. 이로 인해 신규 사업은 추진력을 상실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부영 측은 임대주택사업을 줄여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분양사업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규제 강화와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영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매집한 건물 임대 수익률 역시 하락세가 역력하다. 결국 지난 5월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을 매물로 내놨다. 유동성 확보와 위기 선제 대응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수천억원대 배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의 부재가 낳은 결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몇년간 도심과 송도 등에 나온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형 오피스빌딩을 공격적으로 매입하던 부영의 속도감은 당분간 구경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이 회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최우선 과제로 기업 이미지개선 작업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이 건강을 회복하고 경영에 복귀한다고 해도 이미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4300억원에 달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2월 7일 구속기소 돼 지난 18일 구속 161일 만에 보석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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