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까톡] 개인 투자자의 분통

  • 송고 2018.08.05 00:01
  • 수정 2018.08.06 17:10
  •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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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증권팀 박소희 기자.

금융증권부 증권팀 박소희 기자.

코스피 코스닥이 지루한 장세를 이어가는 사이 개인 투자자들은 부쩍 가슴을 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던 지난해, 증시가 고공행진하자 주식 투자에 발을 들인 개인들이 많을 것입니다. 올해는 코스피가 3000까지 간다는 장밋빛 전망이 대세였으니까요.

최근 국내 증시는 거래대금이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 28일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7~8월 휴가철에는 거래대금이 하락하기는 하지만 서머랠리도 사라진 지금 거래대금 감소는 증시 침체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가장 주목받았던 업종은 단연 제약·바이오 입니다. 구설이 많긴 했지만 급등한 신라젠의 선례와 기술 기대감은 투자자들에게 기대를 안겨주기 충분했습니다.

바이오 신화의 주역인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네이처셀은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배포한 이후 주가는 최대 1380% 까지 급등했고 이에 올라탄 개인 투자자들은 이제 10분의 1토막이 난 주가를 보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라 대표는 300억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라 대표의 혐의는 재판이 끝나봐야 규명되겠지만 개인 투자자는 장이 열릴 때마다 피해를 겪어야 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과 금융감독원의 바이오 기업 회계 감리까지 겹치면서 네이처셀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업종은 첩첩산중을 만났습니다.

몇년 만에 등장한 보물선 테마는 요즘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던 개인들을 유혹했습니다.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신일그룹의 관계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제일제강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금세 곤두박질 쳤습니다. 결국 제일제강이 신일그룹의 관계사라고 할 수도 없었지만요.

아시아나항공의 피인수 헤프닝의 직격탄은 개인 투자자들을 향했습니다. 지난달 초만 해도 13% 안팎이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10%대로 줄어들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아시아나항공에서 돈을 빼는 사이 개인들은 피인수 기대감에 고점에 주식을 사기도 했을 것입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을 향한 논란을 감안하면 투자 원금을 회복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100세 시대에 주식 투자만이 답이라고 업계가 입을 모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아직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면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나 자산관리 사업에도 악영향이 됩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금융투자업계 전반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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