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 굴기 배경은 ‘금융’...“한국 조선, 넘자”

  • 송고 2018.08.09 15:42
  • 수정 2018.08.09 18:58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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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곡물메이저 카길, 투자금 확보 중국 조선에 선박 발주

자국 금융 발판 삼아 후앙푸웬청조선, 벌크선 37척 싹쓸이

중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각사

중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각사

중국 조선업계가 자국 국유은행인 공상은행(ICBC)을 비롯해 자국 금융권의 든든한 지원 아래 1위 한국 조선을 넘어서기 위한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기술격차를 극복하고 일감을 확보하는 등 자국 금융지원이 상당한 뒷받침이 돼주고 있다.

9일 스플래스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계열 조선소로 알려진 후앙푸웬청조선소(Huangpu Wenchong Shipyard)는 자국 선사로부터 18만D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4척을 수주했다.

오는 2020년 인도될 이들 선박은 미국 곡물메이저인 카길(Cargill)의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 최대 4척에 포함된 2척의 옵션계약도 무난히 행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CSSC는 향후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업계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벌크선을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 중인 중국이 이번 계약에 흡족해 했으나, 일각에서는 중국 선박금융과 함께 모회사인 CSSC의 지원이 계약 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CSSC의 계열 금융사인 CSSC리싱(CSSC Leasing)이 이번 수주에 따른 선박 건조비용을 제공했으며, 그간 카킬은 자금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 후앙푸웬청조선소는 이를 포함해 올 상반기 발주된 37척의 케이프사이즈를 싹쓸이 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철광석 메이저인 발레(Vale)의 철광석 운송에 투입되는 32만DWT급 벌크선 발주물량 대부분은 중국 조선업계로 향했다.

발레는 47척의 벌크선을 발주했다. 이중 국내 선사인 폴라리스쉬핑(15척)과 대한해운(2척)이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 포함)에 17척을 발주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30척은 중국 양즈장조선을 비롯한 중국과 계약이 이뤄졌다. 선박 발주는 중국 공상은행(ICBC)에서 투자금을 지원받아 단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금융권은 글로벌 메이저사 등과 관계를 구축하고 거래를 늘리는 등 무서운 속도로 전세계 해운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해외 선사 등은 저리에 발주를 위한 투자금의 부족한 부분을 중국 공상은행 등으로부터 빌려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선박의 대부분은 자국 조선사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관계자는 이어 "최근 들어 중국 금융권은 '세일 앤드 리스백'(S&LB) 사업 등 선사로부터 선박을 인수해 그 선사에 재용선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며 "금융권은 이들 선박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갖는데 해운 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계는 지난달 2억8900만달러(24만2483CGT) 규모의 선박 11척을 수주했다.

이를 포함해 중국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100억2500만달러(230척, 497만2716CGT)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한국에 이어 누적 수주실적 2위에 올랐다. 아직까지 한국은 중국과 상당한 기술격차를 보이며 조선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유하고 있으나,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은 여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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