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티씨 23일 상장 “글로벌 반도체 식각장비 업체 도약”

  • 송고 2018.08.10 18:25
  • 수정 2018.08.10 18:23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 url
    복사

2002년 설립 이후 SK하이닉스와 ‘동고동락’ 최근 실적 급성장

“세계 1위 반도체 생산설비 우리 손으로” 인력·설비 확충 추진

최우형 에이피티씨 사장.ⓒ에이피티씨

최우형 에이피티씨 사장.ⓒ에이피티씨

국내 유일의 반도체 식각장비 제조업체인 에이피티씨(APTC)가 이달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에이피티씨는 10일 여의도 소재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3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공모 주식수는 230만주이며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청약을 접수한다. 공모 예상가는 1만1500원~1만3000원으로 이번 상장을 통해 에이피티씨는 최대 29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에이피티씨는 반도체 생산 핵심공정인 건식 식각(Dry Etching)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 44억원에 그쳤던 실적은 2016년 379억원, 지난해에는 411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에 해당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200mm 산화물 식각 챔버(Chamber)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지난 2003년만 하더라도 에이피티씨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았다.

에이피티씨 관계자는 “2002년 설립 이후 1년 반마다 더 넓은 부지로 공장을 이전하다 2005년 현재의 경기도 이천에 자리를 잡았다”며 “처음 상장을 추진했던 2005년에는 국내 대형 투자자들이 에이피티씨 상장에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mm급에 이어 개발을 추진한 300mm 산화물 식각 시스템이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에이피티씨도 어려움에 처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새로 개발한 제품의 생산수율이 최소한 이전 제품과 동일한 수준을 보여야 하는데 원하는 정도의 수율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탓이다.

최우형 사장은 신제품 개발 실패로 투자자들의 신뢰와 함께 SK하이닉스와의 거래관계도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 에이피티씨를 다시 일으켜세우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KB인베스트먼트 투자담당 이사, KoFc-KB 청년창업펀드 펀드매니저 등을 거쳐 에이피티씨에 합류한 최 사장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을 자처하고 있음에도 이를 생산하는 설비는 외국 회사에 의존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 김남헌 대표이사 비전을 듣고 내가 가야할 길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에이피티씨와 함께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청년창업펀드 등 투자 관련 업무를 오래 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2005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 대형 투자자들의 유치에 적극 나섰다”며 “하지만 이후 회사가 곤경에 처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 사장은 손실을 입게 된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한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설비 내에 설치된 에이피티씨의 테스트베드도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필요로 하는 수율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생산현장에 테스트베드 설치가 필수적인데 SK하이닉스는 300mm 산화물 식각 시스템 개발을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고 테스트베드 철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WUXI) 법인에도 300mm 식각장비를 판매하며 판로를 확대하고 있는 에이피티씨는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식각장비 전문기업들과 경쟁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반도체 식각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AMAT는 16조원의 매출과 4.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51.3조원에 달한다. 또다른 외국기업인 LAM은 AMAT보다 규모가 작은 수준이지만 매출 8.8조원, 영업이익 2.1조원에 시총 31.8조원의 덩치를 자랑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소자 기업인 SK하이닉스(매출 30.1조원·영업이익 13.7조원)의 시총이 56.8조원, 마이크론(매출 22.4조원·영업이익 6.4조원)의 시총은 68.7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식각장비는 매우 큰 시장이라는 것이 에이피티씨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안정성과 수율확보가 중요한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에이피티씨가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하이닉스와 거래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현대그룹 분리 이후 자금부족에 시달렸던 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에이피티씨와 공동으로 주요장비인 챔버 개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에이피티씨 관계자는 “수율이 75% 이상 담보할 수 있어야 새로운 설비의 성능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서 0.0001%라도 부족하면 그 설비의 개발은 실패하는 것이 반도체 시장의 특성”이라며 “수율을 담보하게 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안정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을 통해 유치되는 자금은 연구개발 및 설비 확장 등에 투자될 예정인데 우수한 연구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경기도 이천도 입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서울사무소 개소 등을 통해 더 많은 인재를 유치하고 사업기회를 창출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