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맹점 있는 PC 오프 시스템 손본다

  • 송고 2018.08.14 09:37
  • 수정 2018.08.14 09:42
  • 차은지 기자 (chach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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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PC 오프 시스템 구축위해 입찰공고 진행

금융권, 주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 위해 분주

KDB산업은행 사옥 전경ⓒEBN

KDB산업은행 사옥 전경ⓒEBN

산업은행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의 일환으로 새로운 PC 오프 시스템 도입에 나선다. 현재의 구형 시스템은 종료했던 전원을 다시 켜면 업무가 가능해 PC 오프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허점이 있어서다.

1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새로운 PC 오프 시스템을 구축할 업체를 선정한다는 공고를 내고 23일까지 접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선정된 업체는 11월 30일까지 시스템 제작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은행은 이르면 12월부터 새로운 PC 오프를 은행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C 오프 시스템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꺼져 더는 일 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로 직원들의 과도한 근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약 10년 전 도입한 현재의 PC 오프 시스템은 오후 6시가 되면 컴퓨터가 저절로 꺼지기는 하나 다시 컴퓨터를 켜면 업무가 가능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PC 오프 프로그램이 오래돼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새로운 툴을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주 52시간 근무의 정식 시행은 내년 7월이지만 이르면 그보다 빨리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금융권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하기 위해 PC 오프제, 선택근무제 등을 시범 도입하고 있다.

당초 금융업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서 특례업종임을 고려해 시행일이 내년 7월로 연기됐지만 고용노동부가 조기도입을 촉구하면서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KB금융지주는 오는 10월부터 PC 오프제를 지주 내 부서에 적용하기로 했고 선택근무제를 시범 적용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시범 적용 기간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내달 선택근무제를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부터 가정의 날을 도입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오후 6시, 이외 평일에는 오후 7시 퇴근을 직원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0월 도입을 목표로 현재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30분 단위로 출근 시간에 따라 퇴근 시간을 다르게 적용하는 유연근무제와 PC 오프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일반적인 PC 오프 외에도 임직원의 점심시간 보장을 위해 점심시간 PC 오프제를 도입했다. 직원마다 1시간씩 업무용 PC를 끄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PC 오프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금융권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경영·자금관리·예산·KPI·결산·여신심사·경영계획·일반기획·연수원·안전관리실·정보기술(IT)·자금관리·물류배송·기관영업·어음관리·공항 및 공단 특수점포 등 주 52시간 근무 도입이 어려운 직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069시간으로 멕시코에 이어 OECD 국가 중 2위"라며 "장시간 노동 관행을 타파해 근로자의 삶의 질과 생산성을 제고하고 추가적인 인력고용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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