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장비업체 선정 임박…이통사 "화웨이 쓸까 말까"

  • 송고 2018.09.03 14:05
  • 수정 2018.09.03 14:20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 url
    복사

이달 중 5G 장비사 선정 마무리

LGU+만 화웨이 장비 사용 공식화…SKT, KT "고민 중"

(왼쪽부터)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과기정통부

(왼쪽부터)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과기정통부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해 늦어도 이달까지 통신장비업체 선정을 마쳐야 하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 도입을 두고 아직도 고민에 빠져있다.

화웨이 장비 사용을 공식화한 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 SK텔레콤과 KT는 5G 투자 효율화와 중국산 장비 채택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중이다.

통신 보안을 이유로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이 화웨이 장비 도입을 잇따라 배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통사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3사는 이달까지 5G 망 구축을 위한 통신장비사 선정을 마무리한다. 정부가 내년 3월을 5G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정한 가운데 장비사 선정과 망 구축, 서비스 개발 등 일정이 빠듯하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가 여전히 업계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3사 중 유일하게 5G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세대(4G) 이동통신인 LTE부터 서울, 수도권 일대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LG유플러스는 5G에도 화웨이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전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이자 현재 LG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LG유플러스 임시주총에서 기자들에게 화웨이 장비를 예정대로 도입할 것을 시사했다. 당시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5G 화웨이 장비를 바꿀 가능성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호주, 일본 등이 통신 보안을 이유로 장비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시키면서 국제적인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지만 LG유플러스는 기술력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있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장비사를 선정할 때 2∼4개 업체를 복수로 선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일이다.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통신장비사가 삼성,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화웨이를 도입하는 것은 사실 큰 문제는 아니다.

더구나 화웨이 장비는 우리나라가 5G 전국망으로 활용할 3.5㎓ 대역에서도 기술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격도 경쟁사 대비 20~30%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KT가 고민하는 이유는 보안 이슈로 화웨이에 대한 국내외적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스마트폰 사업 등에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 장비는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온 이후 국제시장에서 보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호주 정부도 최근 5G 사업에 화웨이의 참가를 금지했고 일본 역시 정보 유출을 우려해 화웨이 장비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겉으로는 5G 장비 국산화라는 명목으로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한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은 미국과 중국이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쉽사리 치우칠 수 없는 입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80%, 통신장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의 관계도 이통사로서는 무시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사업에서도 통신사와 삼성전자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화웨이 장비를 쉽게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KT는 이달 장비업체 선정을 두고 막판까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사 최종 선정을 앞두고 모든 플레이어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중국산 장비 사용과 관련해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에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