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ICT업계 만나 인슈어테크 '박차'

  • 송고 2018.09.14 10:51
  • 수정 2018.09.14 10:48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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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SKT·SK C&C, 보험료·통신료 할인해주는 '이종 서비스' 출시

대형 GA 리치앤코도 기술 고도화 앞장…음성인식 기반 '맞춤보험찾기'

AIA생명 모델들이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출시를 알리고 있다.ⓒAIA생명

AIA생명 모델들이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출시를 알리고 있다.ⓒAIA생명

보험업계가 ICT(정보통신기술)업계와 연이어 맞손을 잡고 있다. 기존 보험업의 성장성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인슈어테크(보험+기술·Insurance+Technology)' 개발을 위해서다. ICT기업의 노하우를 빌려와 인슈어테크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어 협업은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최근 들어 SK의 ICT 계열사인 SK텔레콤, SK(주) C&C와의 헙업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인슈어테크 발전에 따라 보험사와 소비자의 연결성이 강화되면 의사소통의 빈도를 늘릴 수 있어 가입절차 및 보험금 지급심사 기간 단축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기존 보험사업 모델과 상이한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이 가능해져 업무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

이동통신사도 통신수익 한계를 지적받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종산업과의 제휴가 더욱 커지고 중요해질 것"이라 봤다. 보험업계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허일규 SK텔레콤 IoT/데이터사업부장은 "초연결 시대에는 5G∙AI∙IoT 분야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ICT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업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AIA생명은 SK(주) C&C, SK텔레콤과 함께 주간미션 달성 시 보험료 등을 할인해주는 건강습관 개선 프로그램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를 출시했다. AIA생명 고객 또는 SK텔레콤 고객이 바이탈리티 앱을 이용해 주간미션을 달성하면 혜택을 준다.

바이탈리티 포인트에 따른 브론즈·실버·골드·플래티늄 멤버십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 받고, 추가로 매주 SKT 통신요금 할인 또는 매주 스타벅스 커피 1잔, 뮤직메이트 400회 음악 듣기, 영풍문고 4000원 상품권 중 1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은 SK텔레콤 내비게이션 앱 '티맵'을 이용해 고객의 운전행태를 분석, 데이터를 통해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운전습관 연계 보험(UBI)'을 출시했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무선통신을 통해 원격지에 있는 장비의 위치·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기술을 이용했다.

손해보험협회는 T맵에 '교통사고 대응요령' 배너를 설치해 이를 터치하면 교통사고 처리와 관련된 필수 정보가 제공되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보험업계와 협업으로 T맵이 길 안내뿐 아니라 '카 라이프 서비스'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라이나생명도 협력을 맺은 KT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헬스케어 서비스와 간편 보험 관리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나생명 콜센터에 고객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주제와 핵심어를 자동 분류하는 인공지능 솔루션도 적용한다.

보험사뿐 아니라 대형 독립판매법인(GA)인 리치앤코도 인슈어테크 고도화에 앞장서고 있다.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마이셀럽스와 AI 기반 보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리치앤코의 보험 관련 데이터와 마이셀럽스의 AI 음성 인식 엔진을 결합해 보험산업 내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도입 움직임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말로 찾는 취향포털 앱 '말해' 안에 '맞춤보험찾기' 서비스를 개설한다. 말해 앱 내에서 보험관련 질문을 하고 맞춤형 정보를 입력하면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향후 통합 보험관리 플랫폼 굿리치에도 AI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한다. 말해 앱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굿리치의 보험서비스 이용 빅데이터를 결합한 인슈어테크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협업을 통해 인슈어테크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은 아직까지 미래먹거리로 삼을만한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슈어테크가 보험업의 사업모형 자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인슈어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인슈어테크에 대한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보험산업의 흐름을 뒤바꿀만한 인슈어테크 기업이 등장하지 않은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보험업계의 인슈어테크 혁신에 대한 투자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속도를 더욱 내라는 얘기다. 그러나 투자 이전에 '규제 완화', 즉 법에서 규정하는 보험업의 범위부터 확대돼야 국내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요구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사고를 줄이고자 하는 사전적 사고예방 행위를 보험업에 포함하고, 피보험자의 건강상태 및 건강증진 등 보험사고의 감소를 목적으로 하는 장치 제공이 허용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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