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깨어나라③은행] 새로운 시각 통해 건강한 수익 구조 다진다

  • 송고 2018.09.23 00:00
  • 수정 2018.09.23 11:59
  • 이송렬 기자 (yisr0203@ebn.co.kr)
  • url
    복사

예대마진 통한 수익, 전통적 업무방식…비이자수익 강화 노력

네오뱅크·BaaP 등 새로운 모델 눈길…은행 산업 급속 변화

[편집자주] 한국경제의 '대질주' 시대는 끝났다. 한국경제는 50년간 성장을 이끈 대기업 낙수효과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소득이 이끌어가는 분수효과에 미래동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산업구조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경제가 7, 8%대 고도성장이 아닌 3%대의 저성장 구조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치와 산업의 전환적 공백기에 우리 금융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방법들을 짚어본다.


1890년도 후반 상업은행이 우리나라에 처음 발을 내딛은 이후 2018년 현재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까지 세분화 됐다.

'이자놀음'·'땅 짚고 헤엄치기' 등 은행들의 영업 방식에 대한 질타가 많지만 국내 은행들이 대부분 상업은행임을 생각하면 이 같은 영업 방식은 당연하다. 다만 은행들은 건강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들이 단순히 ‘은행’이라는 개념에 얽매이지 말고 개념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해외 인터넷은행의 경우 은행의 본연의 업무는 물론 은행 자체를 플랫폼 형태로 운영해 고객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EBN

ⓒEBN

◆ 국내은행, 대부분 상업은행…예대 마진 포기 불가

10조7583억원.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거둔 이자이익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1.3%(1조95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우선 이자이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자이익은 말 그대로 은행이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이다. 대출 등 이자부자산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입에서 예금 등 자금조달에 따른 비용을 뺀 것이다. 말이 어렵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예대금리차를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이다.

상업은행이라면 대부분 이 같은 영업방식을 취한다. 상업은행은 예금을 재원으로 단기 대출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은행이다. 우리나라에 상업은행이 들어온 이래 줄곧 예대마진차이를 활용한 영업을 통해 수익을 내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의 영업 방식을 두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대부분의 은행들이 상업은행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예대마진차이를 활용한 영업 방식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영업방식은 미래에도 계속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상업은행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금융그룹, 건강한 포트폴리오 구성 위해 수익원 다각화ⓒ픽사베이

은행·금융그룹, 건강한 포트폴리오 구성 위해 수익원 다각화ⓒ픽사베이

◆ 은행·금융그룹, 건강한 포트폴리오 구성 위해 수익원 다각화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활용한 영업 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어떠한 날선 비판이 제기돼도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분야를 포기할 수는 없다. 다만 은행들은 이자수익에 편중된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수익 다각화를 통해 조금 더 건강한 수익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의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이자이익 비중은 평균 85.4%로 나타났다. 벌어들이는 수익의 85%가 이자수익(예대마진)을 통해 나고 있다는 뜻이다.

수익이 한 쪽으로 치우쳐있다는 것은 수익 포트폴리오가 위험 내지는 불안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금융그룹들도 이를 감안해 비이자이익(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을 제외한 것)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금, ATM 수수료 주식, 채권, 부동산 투자로 얻어 낸 수익 등이다.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은행을 제외한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해 건강한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을 진행 중에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수익은 언젠가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기 때문에 비이자수익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며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건강한 수익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비은행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플랫폼화 등 개념 확장 필요ⓒ픽사베이

은행, 플랫폼화 등 개념 확장 필요ⓒ픽사베이

◆ 은행, 플랫폼화 등 개념 확장 필요

은행의 발전 발안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네오뱅크(Neo bank)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이나 인터넷만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기반으로 고객과 접근 방식을 넓힌 은행이다.

국내의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통과되면서 제3의 인터넷은행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BaaP(Bank as a Platform·플랫폼으로써의 은행) 모델이 새롭게 등장하는 등 은행 산업은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은행이 하나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은행은 금융기관으로서 전통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필요로 하는 기타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이다.

JB금융그룹은 이를 오뱅크(Obank·오픈뱅크)라고 칭한다. 오뱅크는 JB금융그룹에서 개발한 오픈 뱅킹 플랫폼이다. Open API를 통해 파트너사와 협업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 플랫폼을 통해 기존 업무를 API 형태로 모듈화해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를 앞당긴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금융산업의 생태계 지도도 시시각각 변화를 맞고 있다"며 "새로운 방식의 은행 업무를 통해 은행들은 더 나은 수익구조 혹은 수익원을 찾게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