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년 고민 파고든 스타트업 'IF 2018'에서도 '주목'

  • 송고 2018.10.01 08:50
  • 수정 2018.10.01 08:49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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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스, 미스터공간 등 주거문제 관련 부스 관심·문의 많아

김용범 부위원장 "케이팝 열풍 이은 '신촌스타일' 탄생 믿어"

'IF 2018'에 참가한 집토스 부스를 방문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윤 집토스 대표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EBN

'IF 2018'에 참가한 집토스 부스를 방문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윤 집토스 대표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EBN

“어느날 우리 스타트업이 포털 메인페이지에 소개됐더라고요. 그 덕에 고객들 문의도 많아지고 홍보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일에 매달리다보니 예상치 못한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네요.”

지난달 30일 스타트업 축제의 장인 ‘IF 2018’ 행사장에 부스를 내고 ‘집토스’ 홍보에 나선 이재윤 대표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 중개사이트인 집토스는 임대인에게만 수수료를 받고 임차인은 무료로 중개해주고 있다. 임차인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잘못된 관행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쉽게 개선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집토스는 이 관행을 깨고 중개사업에 나선 것이다.

전·월세 중개를 주사업으로 하고 있는 집토스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한 직원들이 중개업무에 나서고 있으며 홈페이지 외에 실제 중개사무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향후 중개사무실을 더 늘려나갈 계획이고 전·월세 외에 주택 매매 중개는 하지 않고 있다”며 “중개사무실을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어제 팜플렛을 1200부 준비해왔는데 다 나가서 추가로 급히 주문했어요. 대학 근처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이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템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관심이 많습니다.”

미스터공간(Mr.GONGAN)을 운영하는 김남석 대표는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인테리어·가구 임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통상 2년 주기로 주거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 대학생 등 젊은 세대는 앞으로 옮기게 될 집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소파를 비롯한 가구를 구입할 때 고민이 많아지게 된다. 가구 구매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부담이다.

이 점에 착안해 김 대표는 매달 소액의 임대료만 내면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가구로 자취방을 꾸밀 수 있다. 월 단위로 임대료를 내기 때문에 중간에 변화를 주고 싶으면 다른 가구로 교체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인테리어 아이템과 아이디어를 연구하는 미스터공간이 이미 가구를 임대 중인 고객에게 새로운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미스터공간은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개발해 고객의 성향에 맞는 인테리어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현실 프로그램으로 고객이 직접 찍은 거주공간 사진에 가구를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스터공간은 전·월세를 넘어 기업의 사무실 공간에 대한 인테리어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달에 적게는 4만원, 많게는 8만원이면 가구를 빌려 쓸 수 있으므로 전·월세를 구하는 청년층 뿐 아니라 사무실 이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지점도 적은 비용으로 인테리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밖에 가상현실(VR)기기로 웹툰 등을 볼 수 있는 코믹스브이, 후불제 학습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생독립만세 등의 스타트업이 눈길을 끌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이 대학생 창업 대회인 ‘예스 데모데이(Y.E.S. DEMODAY)’에서 수상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EBN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이 대학생 창업 대회인 ‘예스 데모데이(Y.E.S. DEMODAY)’에서 수상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EBN

은행권청년창업재단(D.CAMP)이 주관한 'IF 2018' 행사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신촌 연세로 일대에서 90여개 스타트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청년층이 많이 찾는 장소인 만큼 현장에서는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파고든 아이디어들에 관심이 몰렸다. 집토스, 미스터공간 등 주거와 관련한 스타트업 부스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 청년층에게 주거문제가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IF 2018’ 행사장을 찾은 한 대학생은 “학생독립만세는 홈페이지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여기에서 부스로 만나게 돼 반가운 느낌”이라며 “당장 수십만원의 돈을 내기 부담스러운 젊은 세대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관계자는 “행사 첫날인 9월 29일 각 부스들을 돌아봤는데 평균적으로 200~300명의 손님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스가 90여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첫날에만 약 2만명의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IF 2018’ 행사장을 찾아 각 부스들을 둘러보고 스타트업을 이끌어가는 청년사업가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와 함께 대학생들의 창업아이템을 평가해 시상하는 ‘예스 데모데이(Y.E.S. DEMODAY)’ 행사에서 대상인 금융위원장상을 수상한 팀에게 상금을 전달했다.

김 부위원장은 “직접 와보니 ‘IF 2018’ 행사가 미국, 핀란드 등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고 이것이 우리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혁신성장을 경제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마포청년혁신센터 설립과 함께 창업에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스타트업이 세계로 나아가는 시작은 바로 이 곳”이라며 “강남스타일이라는 한국 가요가 케이팝을 이끌었듯이 글로벌 스타트업을 선도하는 ‘신촌스타일’도 시작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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