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불안 취약국에 집중 "재발 가능성 상존"

  • 송고 2018.10.08 06:00
  • 수정 2018.10.08 17:16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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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외화부채 의존도, 미흡한 거시경제 운영으로 신뢰도 떨어져

한국, 신흥국 익스포저 낮고 신용등급 높아 "확산가능성 유의해야"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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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이 취약국에 집중됐으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재발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신흥국의 금융불안 확산 정도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금융불안은 일부 취약국들에 집중되는 등 지난 2013년 발생한 테이퍼 텐트럼(Taper Tantrum)보다 차별화 양상이 뚜렷했으며 주가 하락폭도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불안심리가 브라질, 남아공 등으로 일부 확산되기도 했으나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터키, 아르헨티나 등에 상당부분 집중됐다.

긴축 발작으로도 불리는 테이퍼 텐트럼은 양적완화의 규모를 줄여나가는 테이퍼링(Tapering)을 추진하며 지난 2013년 발생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이후 미국은 엄청난 규모의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는데 경기회복에 따라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나갈 필요가 생겼고 이로 인해 2014년 양적완화가 완전히 종료됐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013년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시킨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통화 등이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금융시장에 투입됐던 선진국의 단기성 자본들은 급격히 유출됐으며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확대됐다.

최근 발생한 신흥국 금융불안은 고물가 등 거시경제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해당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고물가에다 재정·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화부채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았으며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기인한 미흡한 거시경제 운영으로 투자자들의 정책 신뢰도가 저하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경우 자국 통화인 리라화 폭락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필요성을 외면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금융불안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글로벌 자본 이동도 금융불안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자산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이동이 신흥국 금융불안을 촉발시켰으며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를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신흥국들은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경계감으로 시장변동성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신흥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대외부채 상환능력도 우수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취약 신흥국 간 상호 익스포저 규모가 미미한데다 신용등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미·중 무역분쟁, 미 기준금리 인상 지속, 유가상승 등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적으로 작용할 경우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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