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1위 한샘 주춤…현대리바트·이케아 추격

  • 송고 2018.10.17 15:19
  • 수정 2018.10.17 15:16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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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의 3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시장 지각변동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한 주택 매매거래량으로 한샘 경영이 타격을 입는 동안, 현대백화점 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IKEA)의 추격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3분기 영업이익은 1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71.0% 쪼그라든 수치다. 매출액도 4284억원으로 18.8% 줄어 단기적 해법 마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주택매매거래량'이다. 회사 측은 주택매매거래량 감소가 B2C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침대, 소파 등 가정용 가구 및 부엌 가구 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건설 경기는 회사의 성장과 직결된다. 앞서 한샘은 1분기와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당시에도 주택거래량 감소와 부동산 시장 위축이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지난 8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3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주택매매 거래량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확연히 감소했다. 올 상반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43만7395건으로 전년 동기(45만7758건)와 비교해 4.4% 줄었으며 지난 5년 평균 48만9999건과 비교해도 10.7%나 거래량이 꺾였다.

이에 증권사들도 한샘의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는 모양새다. 한화투자증권은 15만원에서 6만4000원, KB증권은 10만3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조정하고 KTB투자증권은 12만원에서 7만원으로 낮췄다.

반면 현대리바트, 이케아 등 경쟁업체들은 한층 공격적인 행보로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모건스탠리 PE가 보유한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한화L&C 인수를 두고 현대리바트의 상승세에 불을 지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룹 내 원자재 수직계열화로 현대리바트의 가구, 인테리어 소품사업부터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사업까지 포트폴리오 확장이 가시화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매출 규모도 지난해 연결 기준 현대리바트(1조4447억원)와 한화L&C(1조636억원)를 합해 약 2조50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국내 최대 '토털 리빙·인테리어 기업'으로 성장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4년 전 국내에 상륙한 이케아코리아도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케아의 2018년 회계연도 매출은 4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2020년까지 총 4개의 매장을 늘리겠다는 구상도 짜놨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목된 '접근성'도 보완한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 기흥점 구축에 나선 가운데 9월 1일부터는 온라인 쇼핑몰도 오픈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샘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경쟁업체들이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격차를 줄이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은 홈퍼니싱 시장에서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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