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로 튄 채용비리 의혹, 김영규 IBK證 사장 행보는

  • 송고 2018.11.09 15:19
  • 수정 2018.11.09 15:15
  •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 url
    복사

시험대 오른 김영규 사장 리더십…어수선한 사내 분위기에 돌발변수 우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IBK투자증권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IBK투자증권

은행 중심 금융권의 채용비리가 증권가로 튀면서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검찰의 이번 채용비리 수사 건을 계기로 김영규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7일 채용비리 혐의로 서울 여의도 소재 IBK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10월 금융감독원의 IBK투자증권 채용비리 감사 결과에 따른 결정이다. 감사 결과 IBK투자증권 직원 가운데 2명이 인사 비리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회사 간부 등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은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 건은 현 대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과거 전임 사장 시절과 관련된 압수수색으로 현재 사장님과는 무관한 조치"라며 "압수수색은 당시 채용비리에 가담했던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채용비리 수사가 김영규 사장의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 체제 이후 인사 개편과 근무환경 변화 등으로 누적된 조직원들 사이의 불만들이 채용비리 수사 진행 과정과 맞물리면서 어떤 돌발변수가 튀어나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소한 리스크 관리의 역량은 시험무대에 올랐다고 보는 것이다.

IBK투자증권 안팎에서는 김 사장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김 사장이 임명된 지난해 12월 취임 이래 대거 임원인사가 실시된 때문이다. 당시 교체된 임원은 알려진 것만 올해 3월 4명, 6월 1명 등이다. 이를 두고 전대 사장의 충신을 잘라내기 위한 전형적 물갈이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 역시 나왔다.

특히 김 사장이 취임 당시 "사장이 바뀌었다고 불안해 하지 말고 편히 일하며 함께 가자"고 말한지 약 4개월 만인 올해 4월 "후배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자는 차원"이라며 인사 쇄신을 강행한 탓이 컸다. IBK투자증권의 어수선한 사내 분위기는 불만의 목소리가 국민청원, 증권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터져나온 데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국민청원에는 IBK투자증권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하는 한 게시글이 게재됐다. 청원기간은 8월 1일부터 31일까지로 해당 게시글은 총 272명의 서명을 받으며 화두에 올랐다.

작성자는 게시글을 통해 "밤까지 야근과 회식, 주말 행사 등을 핑계로 직원들을 나오게 한다"며 "직원들이 불참할 경우 타부서로 보내거나 인사평가를 실시해 승진취소 및 연봉삭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글이 게시된 뒤 김 사장은 "회식을 최대한 자제하고 협약식 등 행사에 참여하는 직원들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52시간 근무가 시행됐지만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주 52시간 근무 시행을 선제 도입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 업무 현장은 분위기가 다르다"며 "야근과 주말 특근은 당연시 여겨지고 지점에서는 이런 행태가 더 심각해 직원을 기계 부품으로 여기는 일이 만연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IBK투자증권 측은 "야근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기안서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실상 업무 현장에서는 야근을 지양하는 분위기"라고 해명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