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해법 찾으라는 이동걸, 정성립의 대답은

  • 송고 2018.11.13 06:00
  • 수정 2018.11.13 11:01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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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사장 “경영혁신 가시적 성과…조선소 인력 부족”

이동걸 회장 “제조업 성장 한계…스스로 살길 개척해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 왼쪽)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 오른쪽).ⓒ대우조선해양, 데일리안포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 왼쪽)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 오른쪽).ⓒ대우조선해양, 데일리안포토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올해 들어 두 번째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출자사들에 대한 고강도 경영혁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성립 사장이 어떤 화두를 던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15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상황과 향후 경영방침에 대한 소신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 대우조선은 LNG선 12척,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18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 1척 등 총 48억6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38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간수주목표인 73억달러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나 수주산업 특성상 연말에 계약이 몰리는 전례도 많았던 만큼 수주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올해 초 3년 임기의 대우조선 사장 연임을 확정한 정 사장은 지난 6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주실적을 비롯한 회사 경영여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 사장은 “연말까지 상선에서 총 60억불 수주가 가능하고 특수선 부문에서 10억달러를 더한다면 올해 목표인 73억달러 수주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하반기 수주 영업 실적에 따라 2021년 상반기 까지 물량확보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현재 조선소 가동률이 100%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3분기 이후 인력충원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지난 5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모집을 실시하며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모집분야는 설계, 생산관리, 재무·회계, 경영지원, 구매, 연구개발, 영업 등 전 분야에 걸쳐 실시된다. 지난 2014년 하반기 이후 공식적인 신입사원 채용이 없었던 대우조선은 4년 만에 다시 인력 확보에 나서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수주가 늘어나고 선박가격도 상승세에 있긴 하나 대내외 여건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그렇다고 미래 성장동력인 인재를 확보하는 일을 언제까지 미뤄둘 수는 없는 것도 현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과 경험이 후배에게 전달되고 이런 것들이 쌓여서 기업의 경쟁력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채용이 이뤄지지 않고 선임과 후임간 간격이 벌어진다면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며 “어려운 시기라도 최소한의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조선소가 채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은 내년 실적악화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주잔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우조선의 경우 ‘수주절벽’으로 불리는 지난 2016년의 부진한 수주실적이 오는 2019년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의 실적악화 우려를 언급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대우조선 측에서는 내년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나 시장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출자사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간담회에서 “제조업의 성장은 한계에 달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경영혁신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출자사 직원들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고 혁신 마인드 없이 의존하려고만 한다는 점”이라며 “출자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생존해나가야 할 것인지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립 사장은 지난 6월 간담회에서 “최근 3년간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에 올인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저평가된 주가도 좋은 실적을 만들고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4만4000원 수준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2일 기준 대우조선 주가는 3만3500원으로 간담회가 열렸던 지난 6월 11일(2만7900원) 대비 16.7% 상승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여전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데다 내년 실적악화가 예정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인력감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개월여 만에 다시 기자들 앞에 나서는 정성립 사장이 오는 15일 지속적인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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