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려 집회 나선 ‘포르쉐 노조’ “차는 억대 월급은 최저임금”

  • 송고 2018.11.18 06:00
  • 수정 2018.11.19 18:09
  •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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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국금속노조와 연대집회 개최…“경력 20년인데 심각한 생활고”

사측 “기본급 낮으나 인센티브 등 포함 업계 상위수준…성실 협의 지속”

김창규 금속노조 서울지부 포르쉐지회장이 16일 강남 한성자동차 본사 앞에서 개최한 연대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BN 권녕찬 기자

김창규 금속노조 서울지부 포르쉐지회장이 16일 강남 한성자동차 본사 앞에서 개최한 연대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BN 권녕찬 기자

고급 수입차 포르쉐의 최대 딜러사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 노조원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갔다.

SSCL 노조는 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남 한성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조 등과 연대집회를 열고 단체행동에 나섰다.

지난 2014년 사측의 성과급 삭감에 반발해 수입차 최초로 노조를 설립한 포르쉐 노조는 수년간 최저임금 인상 등이 반영된 임금단체협약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올 6월 금속노조에 가입, ‘체급’을 높여 이날 집회에 나섰다.

금속노조와 포르쉐 노조는 한성자동차 등이 수천억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딜러에게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기본급을 주면서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 한성차그룹(레이싱홍 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람보르기니 브랜드까지 취급하고 있다.

김도현 금속노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이날 집회에서 “(한성자동차와 SSCL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8000억이 넘고 회사 장부에 남아있는 잉여금은 2500억원이 넘는다”며 “그런데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판매노동자는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규 금속노조 서울지부 포르쉐지회장은 “포르쉐 (딜러들이) 주말수당을 받게 되자 벤츠 (딜러들도) 받게 됐다. (우리 요구사항은) 포르쉐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임단협) 협상 체결하고 갑질·인사차별 없애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높은 급여 받고 승진하는 좋은 회사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EBN 권녕찬 기자

ⓒEBN 권녕찬 기자

포르쉐 노조원들은 현재 기본급 월 120만원에 판매 인센티브 1%(5대 이상시 2%) 등을 포함한 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디젤게이트 등에 따른 영업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월 최저월급에도 못 미치는 기본급은 부당하다며 임금 인상을 지속 요구 중이다.

최지영 포르쉐지회 부지회장은 “(제가) 경력이 20년인데 올해 1대도 못 판 날이 4달 정도 된다”며 “이런 달은 기본급 120만원 정도만 받고 생활해야 하는데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노조 설립 이후 사측이 가한 인사차별, 해고 등 부당노동행위와 함께 고객 할인금을 딜러 임금에서 공제하는 비상식적 영업 환경 등에 대해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SSCL 관계자는 임금 체계와 관련해 “직급별 인상 및 영업활동 지원을 고려한 임금체계를 제시하며 (노사간) 협의에 임하고 있다”며 “현재 기본급은 낮지만 영업직원들의 영업 인센티브 및 기타 소득을 포함하면 연평균 수입은 동종업계 상위 수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저임금과 관련해선 “지난 2016년 이미 영업직 사원, 주임 및 대리 직급부터 기본급을 인상했고 차량을 한대도 판매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영업지원금을 지급하며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등 최저임금 문제는 이미 해소된 상태”라며 “열린 마음으로 성실한 협의를 지속해 노사 상생을 통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르쉐 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2건의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지난 2015년 파업 무렵 딜러들이 체결한 판매계약을 회사가 회사 명의로 출고해 그에 대한 인센티브를 못 받았다며 임금 체불 소송을 제기했다. 또 사측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인해 판매 실적이 급감,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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