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올해도 대표 사임 후 가격 인상
윤홍근 회장 독단경영으로 전문경영체제 정착 안돼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의 윤학종 대표가 돌연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비비큐는 윤 대표 사임 후 치킨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작년에도 가격 인상 후 대표가 그만 둔 사례가 있어 내부 의사결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18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비비큐의 윤학종 대표는 지난달 회사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했고 지난달 31일 공식 퇴사 처리됐다.
윤 대표의 사임은 지난 2월1일 취임 이후 불과 만 9개월 만이다.
비비큐는 윤경주·윤학종 공동대표 체제에서 현재는 윤경주 대표 혼자서 이끌고 있다. 윤경주 대표는 창업자인 윤홍근 회장의 친동생이다.
비비큐는 윤학종 대표 사임 이후 전격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는 19일부터 대표제품인 황금올리브는 현재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하는 등 황금올리브와 자메이카통다리 구이는 2000원씩, 써프라이드는 1000원씩 올릴 예정이다.
비비큐 측은 이번 인상 결정이 점주들의 모임인 동행위원회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비큐에서 가격 인상과 대표의 사임 문제는 심상치 않게 얽혀 있다.
비비큐는 지난해 6월에도 이성락 전 대표가 취임 3주 만에 그만뒀는데, 그 즈음에 가격 인상이 발표됐다. 하지만 비비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가격 인상 발표를 거둬들였다.
경쟁이 치열한 치킨시장에서 가격 인상은 중대한 의사결정 사안이다. 그만큼 경영진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전후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표가 사임했다는 것은 그만큼 의사결정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특히 최근 비비큐는 여러 경영 악재를 겪었다.
지난 3월 인테리어비를 가맹점주에 떠넘긴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 3억원을 부과 받았다.
또한 최근 개최한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 '슈퍼콘서트' 행사에 인기그룹 엑소가 출연할 것처럼 낚시성 마케팅을 펼쳐 팬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국방송(KBS)은 윤 회장이 회삿돈으로 자녀들의 유학비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창업주 윤홍근 회장의 독단적 경영스타일 때문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비큐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입되고 윤 회장은 뒤로 한발 물러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여전히 윤 회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보고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 회장의 간섭과 지시가 지나쳐 최근 1년간 그만 둔 임원이 약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비큐가 내홍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가격까지 올리면서 업계와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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