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2020년 이후 중국과 진검승부"

  • 송고 2018.11.20 16:35
  • 수정 2018.11.20 16:37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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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각지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 신·증설…전기차 증가 대비

中 2020년까지 전기차 보조금 정책 유지…中 시장 공략 본격화

CATL·BYD, 중국 외 해외지역서 출하량 증가해 경쟁 심화 예상

[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전기차배터리 수요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생산설비 확대에 주력하면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끝나는 2020년 이후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2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 남경 제2공장에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남경 공장에서는 전기차용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등 중대형 전지 35GWh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LG화학은 내년 말부터 남경 공장에서 1단계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은 남경 제2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청주 공장을 비롯해 유럽 폴란드, 미국 홀랜드, 중국 등 대륙별로 총 5곳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전기차 150만대 이상의 생산 규모를 확보해 세계 1위를 유지할 전략이다. 최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은 당초 예상했던 90GWh 보다 10~20%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도 공격적으로 전기차배터리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4.7GWh 규모인 생산능력을 2022년 55GWh로 10배 넘게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당초 2020년까지 20GWh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계획을 더욱 늘린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 폭스바겐 등과 최근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 함께 유럽에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에도 생산공장 건설을 위해 후보지를 추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도 유럽 헝가리 공장의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2025년 70GWh를 상회하는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내년에 전지사업에서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배터리 제조사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량을 확대하는데 집중하는 이유는 테슬라, 폭스바겐, 다임러,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본격적으로 2세대, 3세대 전기차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인데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의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부터 현재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할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업체의 성장을 위해 한국산 배터리를 채용하는 전기차 업체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면 보조금을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이 어려웠던 한국산 배터리의 채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는 중국산 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보조금 정책이 끝난다고 바로 중국 시장에서 수주가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보조금 정책이 중국 시장 진출에 가장 큰 어려움을 줬던 것은 사실"이라며 "벌써부터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계 배터리 제조사들의 급성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의 올해 1~9월 전 세계 전기차(EV·PHEV·HEV)에 출하된 비중국산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 중국계인 BYD가 상위 10위에 진입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BYD이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이외의 해외 지역에서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상용차 판매량 확대로 출하량이 늘어난 것이다.

9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용 비중국산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는 BYD와 CATL이 새롭게 상위 10위에 진입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중국계 업체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상황을 앞으로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19년에 61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규모로 성장해 전체 판매 차량의 21%를 차지할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망 [자료=SNE리서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망 [자료=SNE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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