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건 성장가능성" 혁신기업 지원 강화하는 산업은행

  • 송고 2018.12.04 14:07
  • 수정 2018.12.04 14:02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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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실적 대신 혁신성·기술경쟁력·성장가능성 위주 심사 전환

올해 금융지원 2조원 넘을 전망…투자유치·자금지원 실적 급증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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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산업은행이 적극적인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은행들이 중요시하던 영업실적 대신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성과 성장 잠재력을 들여다보고 수도권 뿐 아니라 지역 혁신기업의 투자유치에 대해서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일 산업은행은 기존 재무실적보다 혁신성과 성장잠재력을 중심으로 혁신기업을 심사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분석해 혁신기업을 심사했으나 앞으로는 성공가능성 예측 기반의 종합분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회사현황에 대해서는 시장평판 조회 등을 통해 경영진 및 자본진의 역량을 분석하고 혁신성과 비교우위 가치를 중심으로 기술경쟁력을 분석하게 된다.

영업실적을 중시하지 않는 대신 보유현금, 현금소진률, 성장단계별 자금 분석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파악하고 성장잠재력, 산업·시장 파급력 중심으로 시장성을 평가한다.

심사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산업은행은 혁신기업 전담 심사조직을 운용하고 시장으로부터 혁신성과 성정잠재력은 인정받았으나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혁신기업들에 대한 지원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이동걸 회장의 방침도 산업은행의 혁신기업 지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11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지원하는 혁신기업들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5년, 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내가 퇴임하기 전까지 산업은행이 지원한 성과를 보기 힘들 수 있으나 다음 회장이나 그 다음 회장의 임기에는 결실을 맺는 혁신기업들이 탄생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증시침체로 유동자금의 부동산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이 회장은 이와 같은 유동자금이 혁신기업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구글과 같이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기대가 현실로 이어지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EBN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EBN

이 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에 투자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강하기 때문에 유동자금이 부동산 투자에 몰리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며 "미국의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혁신기업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 기억이 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역시 이와 같은 성공사례가 하루빨리 나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기업은 창업 초기보다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사업을 유지하는데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며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혁신기업들이 자금부족으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KDB-CIB 융합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춘 다양한 금융상품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기업금융(CB)과 투자금융(IB)을 종합한 복합금융(CIB) 형태인 이 프로그램은 대출 뿐 아니라 M&A, 자산유동화, 파생상품 등 다양한 IB상품을 통해 혁신성장 기업의 금융니즈를 충족시키는 산업은행 고유의 투·융자 복합 금융플랫폼으로 금융지원 실적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82개사에 1.3조원을 지원한 'KDB-CIB 융합 프로그램'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1조2552억원(127개사)을 지원함으로써 이미 지난해 연간실적에 육박했으며 연말까지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플랫폼보다 한발 앞서 출범한 벤처투자플랫폼도 지원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해가며 혁신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3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달빛 혁신창업·성장지원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달빛'이란 대구를 뜻하는 '달구벌'과 광주를 뜻하는 '빛고을'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 대구은행과 광주은행이 이번 협약에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국내 최초의 지역펀드 조성과 함께 대구 지역 유망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KDB NextRound in 대구' 스페셜라운드를 개최하고 30여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을 실시했다.

지난 2016년 8월 출범한 벤처투자플랫폼인 넥스트라운드는 이번 대구 스페셜라운드를 포함해 총 214회 개최됐으며 지금까지 738개 스타트업·벤처기업이 투자유치 IR을 실시했다.

이 중 128개 기업이 6500억원 이상의 투자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산업은행은 넥스트라운드가 한국을 대표하는 '시장형 벤처투자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신설된 혁신성장금융본부를 중심으로 혁신성장 공동기준 마련, 성장지원펀드 조성사업,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국내 대표 벤처투자 플랫폼인 'KDB 넥스트라운드' 운영 등을 통해 혁신창업생태계 지원 등 4차 산업혁명 육성정책 금융기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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