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대중화, 2000cc미만 중소형 모델이 주도

  • 송고 2018.12.07 15:19
  • 수정 2018.12.07 16:53
  •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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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 높고 '다운사이징'으로 성능도 좋아 인기 상승... 시장 점유율 65%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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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가 꺾인 국산차 시장과 달리 수입차 시장의 질주가 매섭다. 수입차 시장은 올해 역대 최다 판매량, 역대 최다 1만대 클럽 달성 등 각종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입차 성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건 2000cc 미만의 중소형 모델들의 질주다.

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24만 255대로 전년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매월 2만대가량 판매되는 실적에 비춰보면 올해 누적 판매량은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2015년 24만3900대를 무난히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안정권에 들어섰는지 가늠하는 척도인 1만대 클럽도 올해는 지난해 기록 7개를 넘어 최소 8개, 최다 9개까지 달성 가능한 상황이다.

이같은 수입차 모델의 질주에는 중소형 모델들의 활약이 크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에 2000cc 미만 중소형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60%가 넘는다. 올해 누적 점유율은 64.6%로 지난해 58.1%보다 25.7% 급증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누적 증가율 13%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2000cc 미만의 중소형 모델들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실용성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대형 차량보다 세제 혜택이 많고 보험료도 낮은 데다 연비가 좋은 덕택에 유지 비용이 적게 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한 쪽은 각종 고급 사양을 갖춘 프리미엄 모델과 다른 한쪽은 가성비가 좋은 실용성 모델로 양분되는 추세"라며 "중소형 모델은 구입 부담이 낮고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점 때문에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실용성과 경제성이 높다는 점은 특히 수입차를 선호하는 젊은 층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또 수입차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도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요소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고성능 AMG 모델을 비롯해 쿠페, 카브리올레, 4MATIC까지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배기량은 낮아졌지만 성능은 더 좋아진 점도 중소형 모델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른바 '다운사이징' 기술의 발달이다. 2018년형 혼다 어코드는 2017년형 모델에 비해 배기량은 2356cc에서 1498cc로 줄어들었지만 최고 출력은 188ps에서 194ps, 최대 토크는 25kg.m에서 26.5kg.m로 더 높아졌다. 연비도 12.6km/L에서 13.9km/L로 개선됐다.

효율과 성능을 높이면서 경제성까지 높이는 다운사이징 기술이 보편화됨에 따라 저배기량의 중소형 모델이 각광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2000cc 미만의 중소형 모델은 자동차업체의 제조 정책에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제조사에서 차를 만들 때 가장 대중적 수요가 몰리는 곳이 어디인가 봤을 때 2000cc 미만 차량은 기준이 되는 지점"이라며 "구매 수요와 가격 등 전체를 고려하면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살 수 있는 스펙트럼"이라고 말했다.

11월 베스트셀링카 리스트를 보면 2000cc 미만의 중소형 모델이 대다수다. 1984cc의 폭스바겐 바사트 2.0 TSI는 784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카 6위에 올랐고 벤츠 E300(1991cc)은 1447대 판매량으로 11월 베스트셀링카 1위, 올해 누적 판매량 2위(7816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제조사에서 각종 파이낸셜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 부담을 낮춘 점도 수요가 몰리는 요인이다.

BMW코리아의 경우 본인 명의의 차를 매월 월납입금과 이자를 내다가 3년후 잔여할부금을 내지 않고 반납할 수 있는 BMW 스마트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수입차를 지향하는 문화가 강한 상황에서 수입사들의 다양한 파이낸스 프로그램 제공은 특히 젊은 층으로 하여금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져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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